"현금 환전" 덜미 잡힌 900억 홀덤펍... 업주 '징역형' 불가피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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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환전" 덜미 잡힌 900억 홀덤펍... 업주 '징역형' 불가피한 이유

2025. 12. 10 13:1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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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방 인증 통한 은밀한 영업

10개월간 900억 도박판 벌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산 도심 한복판과 주택가에서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 온 홀덤펍 업주와 종업원 등 100여 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철저한 인증 절차와 현금 거래를 통해 단속을 피해왔으나, 900억 원대에 달하는 거대한 도박판의 실체가 드러나며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부산경찰청은 도박장소개설 및 관광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40대 총책 A씨 등 업주 10명을 구속 송치하고, 딜러와 종업원 9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부산 시내 중심가에 홀덤펍 16곳을 차려놓고 조직적으로 불법 도박장을 운영했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손님만 선별해 입장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손님들에게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만 받았으며, 게임에 필요한 칩을 현금으로 환전해 주는 방식으로 10개월간 최소 900억 원 규모의 판돈을 굴렸다. 경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 중 9억 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환전' 하는 순간 범죄 성립, 영리 목적 입증이 핵심

이번 사건의 법적 쟁점은 겉으로는 합법적인 홀덤펍 형식을 띠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형법상 금지된 '영리 목적의 도박 장소'를 개설했다는 데 있다.


형법 제247조에 따르면 영리의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조계에서는 업주들이 손님에게 현금을 받고 칩을 제공하면서 수수료(Rake)를 떼거나, 게임 종료 후 칩을 다시 현금으로 환전해 주는 행위가 확인될 경우 '영리 목적'이 명백히 입증된 것으로 본다.


실제로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판례(2020고단535)는 손님들에게 현금을 교부받고 그에 상응하는 칩을 내주어 도박하게 한 뒤 다시 환전해 준 행위를 도박장소개설의 핵심 요건으로 판시했다. 단순히 게임 장소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환전을 매개로 수익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업소들은 허가받지 않은 카지노업을 영위한 것으로 간주되어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된다. 대법원 판례(2009도11151)는 이 두 가지 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어 더 무거운 죄의 형량으로 처벌된다고 보고 있다.


조직적 범행과 천문학적 판돈, 구속된 업주들 '실형' 무게

이번 사건에서 업주 10명이 구속된 배경에는 '조직적 범행'과 '범죄 수익 규모'라는 양형 가중 요소가 작용했다.


법원은 여러 사람이 역할을 분담해 도박장을 운영한 경우 전원을 공동정범으로 처벌한다. 부산지방법원 판례(2014고단745)에 따르면 전체 운영 총괄, 손님 모집 및 관리, 칩 환전 및 카운터 관리 등으로 역할을 나누었더라도 이는 도박장 개설이라는 범죄의 기능을 분담한 것으로 보아 모두에게 죄책을 묻는다.


특히 양형 기준상 9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도박 규모와 조직적인 운영 방식은 형량을 크게 높이는 요소다. 광주지방법원 판례(2023노1259) 등 유사 사례를 분석하면, 범죄로 인한 수익 규모가 매우 크고 조직적으로 범행을 주도한 업주에게는 징역 1년 6월에서 3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되는 경향이 있다. 동종 전과가 있을 경우 형량은 더욱 무거워진다.


반면 시급을 받고 일한 딜러나 서빙 종업원 94명은 상대적으로 가담 정도가 낮은 '방조범'이나 '단순 가담자'로 분류되어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범죄 수익을 주도적으로 취득하지 않았고 생계형으로 고용된 점이 참작될 가능성이 높으나, 도박장 운영을 용이하게 했다는 혐의 자체는 피하기 어렵다.


9억 원 추징 보전, 범죄 수익 환수까지 철저

경찰이 이번 사건에서 9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금을 추징 보전한 것은 범죄의 경제적 동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법원은 도박장소개설죄로 발생한 범죄 수익과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을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다. 대법원 판례(2007도6019)는 공모하여 도박장을 개설해 이익을 얻은 경우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금을 기준으로 추징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속된 업주들은 형사 처벌 외에도 불법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을 국가에 반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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