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 받으면 3.9억 날릴 판, 구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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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못 받으면 3.9억 날릴 판, 구제 방법은?

2026. 03. 17 15:1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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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비협조에 '특별손해' 소송 준비…변호사 14인 답변 분석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계약금을 잃을 위기인 세입자에게 변호사들은 '특별손해' 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 AI 생성 이미지

전세 만기가 코앞인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수억 원의 매매 계약금을 날릴 위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3억 450만 원의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9억 5천만 원짜리 주택 매수 계약에 투입한 계약금과 중도금 3억 9천만 원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한 세입자의 사연에 14명의 변호사가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인에게 손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알린 ‘내용증명’이 있다면 ‘특별손해’를 인정받을 길이 열린다며, 한시라도 빨리 재산 가압류 등 법적 조치에 착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세 만기일이 새집 잔금일, 3.9억 걸린 '시한폭탄'


다가오는 2026년 5월 29일, 세입자 A씨에게는 이날이 심판의 날이다. 3억 450만 원의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동시에, 꿈에 그리던 새집의 잔금 5억 6천만 원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이미 9억 5천만 원짜리 주택 매수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3억 9천만 원을 쏟아부었다. 당연히 전세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를 계획이었지만, 임대인이 시세(3억)보다 높은 3억 4천만 원의 보증금을 고집하며 다음 세입자 구하기를 외면하면서 계획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임대인 소유의 다른 아파트에는 이미 가압류가 걸려 있는 등 자금난 정황까지 포착됐다. 만약 A씨가 만기일에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피땀 흘려 모은 3억 9천만 원은 허공으로 사라질 절체절명의 위기다.


법정의 열쇠 '특별손해', 변호사들 "사전 고지가 핵심"


변호사들은 A씨가 입을 3.9억 원의 손실이 ‘특별손해(통상적 손해를 넘어서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며, 이를 인정받기 위한 핵심은 임대인이 손해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았는지, 즉 ‘예견 가능성’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A씨는 임대인에게 잔금 불이행 시 계약금과 중도금이 몰취될 위험이 있다는 내용증명(우체국을 통해 발송 사실과 내용을 증명하는 문서)을 보냈고, 이는 법정에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전종득 변호사는 “핵심은 임대인이 채무불이행 시점(만기 무렵)까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예견가능성)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충호 변호사 역시 “2026년 2월 26일 임대인에게 3억 9천만 원의 매매대금 몰취 위험성을 알린 내용증명이 도달하였으므로, 잔금 마련을 위해 부득이하게 실행한 대출 이자는 특별손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사전에 위험을 고지한 행위가 임대인의 법적 책임을 묻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는 셈이다.


시세 무시·사업자 대출…소송의 변수들


임대인이 시세보다 높은 보증금을 고집하며 연락을 피하는 행위도 소송에서 유리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오지영 변호사는 “시세 대비 고가의 보증금을 고수하고 중개 업무에 비협조적인 태도는 임대인의 고의적 채무불이행을 뒷받침하는 간접 증거가 됩니다. 법원이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특별손해 인용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부동산 중개사의 확인서나 연락 시도 내역 등을 증거로 확보해 두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이동규 변호사는 “특별손해 인정 여부는 고의 여부보다는 예견 가능성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중심이 됩니다”라고 짚었다.


한편, A씨가 잔금 마련을 위해 ‘사업자 대출’ 등 다른 용도의 대출을 이용하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권 변호사는 “잔금 마련을 위해 사업자 대출과 같이 통상적인 주택자금 대출이 아닌 금융상품을 이용할 경우, 손해 발생의 상당성이 문제될 수 있어 일부 감액 판단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라고 내다봤다. 임대인 측에서 과도한 손해라고 반박할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송 이겨도 돈 없으면 꽝"…가압류, 선택 아닌 필수


전문가들은 이론적인 법리 다툼보다 더 시급한 조치가 있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바로 임대인의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막는 임시 조치)’다. 이미 임대인의 자금난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집행할 재산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시완 변호사는 “임대인의 자력 부족 정황이 이미 확인된 만큼, 지금 즉시 임대인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 준비에 착수하는 것이 실효적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임대인이 파산 신청이라도 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홍윤석 변호사는 “소송 중 임대인이 파산하면 특별손해와 같은 일반 채권은 회수가 안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산 신청 전 임대인 소유의 타 부동산을 신속하게 파악하여 가압류를 설정하는 전략으로 손실을 최소화해야 합니다”라고 경고했다.


결국 법적 다툼의 승패를 떠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한시라도 빠른 재산 보전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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