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의사 2974명 '블랙리스트' 뿌린 전공의…대법서 집유 확정, 6년간 의사 못 한다
동료 의사 2974명 '블랙리스트' 뿌린 전공의…대법서 집유 확정, 6년간 의사 못 한다
대법원, 스토킹처벌법·정보통신망법 위반 집행유예 확정
집행유예도 면허 취소 대상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온라인에 유포한 사직 전공의가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아 의사 면허를 잃게 됐다. /연합뉴스
의사 동료 수천 명의 명단을 해외 사이트에 뿌린 전공의가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의사 면허까지 잃는 처지가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사직 전공의 류모씨(33)의 상고를 기각하고, 지난달 20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류씨가 명단을 올린 시점은 2024년 8~9월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료계 집단행동이 한창이던 때였다.
류씨는 이 흐름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와 의대생 등 2,974명의 이름을 추려 '페이스트빈', '아카이브' 등 해외 사이트에 21차례 게시했다. 이른바 '좌표 찍기'였다. 이는 결국 구속 기소로 이어졌다.
작년 6월 1심 재판부는 "의사와 의대생의 결정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해 의료계 윤리를 해쳤다"며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다.
류씨는 명단 게시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망으로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배포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킨 스토킹 행위"라고 일축했다.
작년 10월, 2심은 형량을 낮췄다. 항소심 재판부는 "타인을 압박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좌표 찍기를 한 것으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초범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결과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이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류씨 측은 상고심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스토킹처벌법 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역시 기각됐다.
집행유예로 끝났지만 류씨가 치러야 할 대가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의료법은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유예기간이 끝난 뒤 2년이 지날 때까지 의료인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한다.
집행유예 4년이 모두 지나도 2년을 더 기다려야 의사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