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전력자 33명 적발, 취업제한 어겨도 형사처벌 못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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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전력자 33명 적발, 취업제한 어겨도 형사처벌 못 한다고?

2026. 02. 26 14:18 작성2026. 02. 27 17:52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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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곁에 선 ‘학대 가해자’

전국 41만 곳 샅샅이 뒤졌더니

지난해 아동학대 전력으로 취업이 금지된 33명이 아동 기관에서 적발됐으나, 현행법상 행정 처분 외에 직접적인 형사처벌은 불가능해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정부가 전국 학교와 학원 등 아동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을 벌인 결과, 아동학대 전력으로 취업이 금지된 이들이 현장에서 일하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보건복지부는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국 41만 5,385개 아동 관련 기관의 운영자 및 종사자 295만 8,300명을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취업제한명령’을 어기고 아이들과 접촉하고 있던 위반자 33명이 덜미를 잡혔다.


현행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은 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일정 기간 아동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취업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이들 중 9명은 직접 기관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24명은 종사자로 취업해 아이들을 직접 대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년 대비 2.5배 급증한 위반 사례…현장의 ‘안일함’이 부른 참사

취업제한명령 위반 적발 건수는 매년 발생하고 있지만, 최근 그 수치가 급격히 늘어 우려를 낳고 있다. 조사연도 기준 2021년 15명, 2022년 14명, 2023년 13명으로 완만한 추세를 보였으나, 2024년(2025년도 점검 결과 반영)에는 33명으로 전년 대비 약 2.5배 폭증했다.


적발된 기관들은 즉각적인 행정조치를 받았다. 운영자가 적발된 9개 기관에 대해서는 시설 폐쇄(등록 말소) 또는 운영자 변경 명령이 내려졌고, 취업자가 확인된 24개 기관에는 해당 종사자의 해임 요구가 전달됐다. 적발된 기관의 명칭과 조치 내역은 아동권리보장원 누리집을 통해 1년간 공개된다.


문제는 이들이 법망을 피해 취업하는 과정에서 기관장들이 아동학대 범죄 전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위반자 본인이 전력을 숨기고 사실상 노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취업제한 제도를 충실히 이행해 아동이 학대에 노출될 위험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사후 약방문식 처방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법 위반했는데 형사처벌은 불가? 보안처분에 묶인 ‘법적 한계’

독자들은 “학대 전과자가 아이들 곁에 있었는데 왜 감옥에 보내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취업제한명령 위반 자체만으로는 형사처벌을 내릴 수 없다.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취업제한명령)은 아동을 보호하고 기관의 윤리성을 높이기 위한 정당한 목적을 지니고 있지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이를 형벌이 아닌 ‘보안처분’으로 보고 있다(헌법재판소 2016. 4. 28. 선고 2015헌마98 결정). 재범 방지를 위한 예방적 조치이기 때문에, 위반 시 해임이나 폐쇄 같은 행정 제재만 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실제로 아동복지법 내에는 취업제한 위반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다. 반면 공직자윤리법은 취업제한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형이 가능한 것과 대조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취업제한 위반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부과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이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어 입법 정책적으로 행정 처분을 우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숨겨진 ‘간접 처벌’ 루트…서류 조작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위반자들은 행정 처분만 받고 끝나는 것일까? 상황에 따라 강력한 형사 처벌의 길이 열려 있다. 만약 위반자가 자신의 전력을 숨기기 위해 경력증명서를 위조하거나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했다면 형법상 ‘공문서·사문서위조죄’가 적용되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취업제한 사실을 기망하고 취업해 급여를 수령했다면 사기죄 성립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행정당국 역시 폐쇄 명령을 받고도 이를 어기고 몰래 영업을 계속할 경우 아동복지법 제71조 제3항 제5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형을 가할 수 있다.


피해 아동 측의 민사적 대응도 가능하다. 취업제한 대상자를 고용한 기관장은 민법 제756조(사용자 책임)에 따라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20211 판결).


“명단 공개만으론 부족”…이행강제금 등 입법 대안 부상

전문가들은 행정 처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행강제금’이나 ‘과태료’ 규정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처럼 단순히 해임 요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위반 시 즉각적인 경제적 타격을 줌으로써 현장의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공직자윤리법처럼 아동 관련 범죄에 한해서는 취업제한 위반 시 직접적인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로 한 ‘배짱 취업’을 막기 위해서는 행정 조치를 넘어선 강력한 억제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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