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만 입고 갇혔다' 남편의 6개월간 가혹행위, 고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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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만 입고 갇혔다' 남편의 6개월간 가혹행위, 고소 가능할까

2026. 03. 16 09: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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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명 너무 많으면 역효과?' 변호사들 "핵심 범죄에 집중해야"

배우자에게 상습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면, 증거가 명확한 핵심 혐의에 집중하고 상처 사진 등 간접 증거로 고소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지난 반년간 배우자에게 상습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한 여성의 절박한 질문이다. 베란다 감금, SNS 명예훼손, 재물손괴까지 죄명은 쌓여가는 데, 고소장에 전부 담자니 진정성을 의심받을까 두렵다는 것이다.


폭행 당시 녹음도 없는 상황. 과연 처벌은 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선택과 집중'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베란다 감금부터 여권 은닉까지…끔찍했던 6개월의 기록


A씨가 지난 6개월간 겪은 일들은 참혹했다. 배우자는 수차례 폭행을 일삼았고, A씨를 안방 베란다에 가둔 채 속옷만 입은 상태로 1시간 동안 있게 하는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집에서 나가라며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꾸고, 맡겨 둔 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다.


갈등은 온라인 공간으로도 번졌다. 배우자는 A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중 A씨의 욕설 부분만 교묘하게 편집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 심지어 몸싸움 과정에서 방어하다가 생긴 A씨 의 손목 멍 사진을 A씨 가족에게 보내, 마치 A씨가 가해자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분노는 물건으로도 향했다. 배우자는 가방, 바지, 지갑 등 A씨의 소지품을 가위로 잘라 버렸고, A씨의 출국일에는 여권과 짐을 7~8시간 동안 숨기며 해외에 나가지 못하게 막기까지 했다.


"죄명 나열은 금물"…전문가들 '선택과 집중' 한목소리


A씨는 이 모든 행위를 고소하고 싶었지만, 죄명이 너무 많아 오히려 진정성이 떨어질까 봐 고민에 빠졌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전략적 접근'을 강조했다. 강대현 변호사는 "여러 가지 죄명을 한꺼번에 나열하면 오히려 사건의 핵심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홍윤석 변호사 역시 "이미 배상을 받은 재물손괴 등까지 모두 나열하면 오히려 시선이 분산될 수 있습니다. 증거가 명백한 핵심 범죄(상습폭행, 감금, 인스타그램 명예훼손) 위주로 집중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여러 변호인의 의견을 종합하면, 반복된 폭행을 '상습폭행'으로 묶고, 베란다 감금, SNS를 통한 명예훼손 등 증거가 비교적 명확한 핵심 혐의를 중심으로 고소장을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녹음 없는데…'상처 사진'만으로 고소 가능할까?


A씨의 또 다른 고민은 명확한 증거의 부족이었다. 폭행 당시의 녹음이나 구체적인 기록이 없어 정확한 시간을 특정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간접 증거만으로도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대섭 변호사는 "정확한 날짜나 녹음 파일이 없다고 해서 지레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라며 "간접 증거인 상처 부위 사진, 망가진 물건 사진, 여권을 찾느라 비행기를 놓친 출국 기록, 지인들이나 가족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시간순으로 잘 엮어내면 훌륭한 증명 자료가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이선 변호사는 "정확한 일시가 기억나지 않더라도 상처 사진의 메타데이터에 기록된 촬영 시각으로 역추적이 가능합니다. 고소장에는 '202X년 X월 중순경'과 같이 기간을 특정하고, 당시 정황과 피해 감정을 일관되게 서술하는 것이 신빙성 확보의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단순 부부싸움 치부될 수도"…'완벽한 고소' 위한 조언


사건의 복잡성 때문에 전문가의 조력 없이 진행할 경우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조기현 변호사는 "형사고소장을 변호사 조력 하에 작성하여 정식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부 간 싸움이기 때문에 가정보호사건으로 진행되어 경미한 처분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김동훈 변호사 또한 "다수의 죄명이 얽혀 있고 내용 정리가 미흡한 가사 사건은 실무상 수사관들이 처리하기 매우 까다로워하여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며 "자칫 단순 가정 불화로 치부되어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가벼운 처분으로 종결될 위험도 존재합니다"라고 경고했다.


결국 초기 고소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를 통해 사실관계를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일관된 진술을 준비하는 철저함이 가해자의 엄벌과 피해 회복의 첫걸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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