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유족 대표는 가짜”...키보드로 슬픔에 대못 박은 30대, 징역형 집행유예
“제주항공 유족 대표는 가짜”...키보드로 슬픔에 대못 박은 30대, 징역형 집행유예
법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유죄 인정
“죄의식 없이 2차 가해, 엄히 처벌할 필요”

참고용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
여객기 사고 유족 대표는 특정 정당원일 뿐인 '가짜'라는 취지의 글을 온라인에 퍼뜨려 유족에게 2차 가해를 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유족 대표는 가짜"…슬픔을 겨눈 잔혹한 거짓말
사건은 지난해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 벌어졌다.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 유족들을 대표해 힘겹게 목소리를 내던 B씨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B씨가 특정 정당 당원이며, 실제 유가족 대표가 아닌데도 대표 행세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사고 사망자 명단에 B씨의 동생이라는 사람은 없다”며 B씨의 슬픔 자체를 거짓으로 몰아갔다.
"내 동생은 죽었다"…거짓의 파도 앞에 무너진 유족
하지만 A씨의 주장은 모두 악의적인 허위 사실이었다. B씨의 동생은 해당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 명백한 사실이었고, B씨 또한 어떤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평범한 시민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생을 잃고 다른 유족들의 아픔까지 짊어진 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던 B씨에게 A씨의 글은 가슴을 후벼 파는 비수였다.
"뉴스 보고 착각했다"…법원, '뻔뻔한 변명' 일축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뉴스를 본 뒤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하고 글을 올렸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시선은 차가웠다. 창원지법 형사2단독 정지은 부장판사는 A씨의 주장을 일축하며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는 조금의 노력도 하지 않고 죄의식 없이 허위 사실을 게시했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닌, 비극을 이용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죄의식 없는 2차 가해, 엄벌 마땅"…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법원은 A씨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정지은 부장판사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정신적 고통은 가늠할 수 없을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올려 유족들에게 2차 가해를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유죄는 인정하되, 형의 집행을 3년간 미루고 그 기간 별다른 사고가 없으면 형 선고의 효력을 없애는 것)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40시간을 명령한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