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사설 큐레이션> 최저임금 논의 파행…‘업종별 차등 적용’ 해법 없나?
<신문 사설 큐레이션> 최저임금 논의 파행…‘업종별 차등 적용’ 해법 없나?

내년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인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인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왼쪽)이 불참한 사용자 위원들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최저임금 논의가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그제부터 전원회의를 열고 ‘2020년 최저임금’을 논의했지만, 어제까지였던 법정 심의기한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제 열린 회의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 안이 부결되자 사용자위원들이 집단퇴장해 내년 최저임금 결정 절차가 멈춰 섰고, 결국 법정시한 내 최저임금 결정이 무산된 것입니다.
‘업종별 차등 적용’ 안은 찬성 10표, 반대 17표로 부결됐습니다. 각각 9명인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9명의 공익위원이 대부분 노조 측 손을 들어준 결과입니다.
사용자 측이 “추가 논의가 무의미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사용자위원들은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부결의 변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향신문 “최저임금위 또 파행, 최저임금 취지 중요성 되새겨야”
경향은 “사용자위원들의 보이콧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최저임금은 지난 30년간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돼 왔다”고 말합니다. 신문은 또 사용자위원들이 표결에 참여해 놓고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퇴장하는 비민주적인 태도마저 보였다고 지적합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수다.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의 생활에 안정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임금 불평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또 노동자 가구의 소득을 높여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많은 나라에서 최저임금을 노동시장 개선과 불평등 완화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라며 신문은 최저임금 인상 당위성을 주장합니다.
사설은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 시한인 8월5일에 맞추기 위해서는 7월 중순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며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제의 엄중한 취지를 되새겨 회의에 복귀하고, 노동자위원들도 최저임금의 단기적 인상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 전망을 갖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중앙일보 “최저임금, 이제는 혼란 수습하고 안정화 나서야 한다”
중앙일보는 “지난 2년간 최저임금 과속 인상에 따른 부작용은 차고도 넘칠 만큼 충분히 확인된 사안이다”며 “그렇다면 이제는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미세조정을 통해 과속 인상의 충격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안정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신문은 “여당에서도 필요성을 언급한 속도 조절론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주장합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선언한 뒤 지난해 16.4%에 이어 올해 10.9% 인상되면서 현재 최저임금은 8350원까지 치솟았지만, 한국 경제가 2%대의 저성장 터널에 빠져들면서 고용주들의 지불 능력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설은 “이런 이유로 해외에선 업종별·지역별 차등을 적용하는 곳이 많다”며 “일본에서는 경험이 없어 생산성이 떨어지는 산업연수생에게는 일정 기간 감액 지급을 하며, 미국·러시아·브라질·멕시코 등은 지역별로 차등 적용한다”고 소개했습니다.
◇한국경제 “최저임금 공익위원들, '업종별 차등 불가' 이유 설명하라”
한국경제는 “최저임금법이 다양한 사회경제적 여건을 반영한 차등적용을 허용하고 있는데도 ‘관행’이라는 말로 뭉개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사용자 측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최저임금법 제4조는 ‘사업종류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을 허용하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세부내용을 심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문은 “‘낙인 효과’ ‘통계 인프라 부재’와 같은 노동자위원들의 차등적용 반대 논리는 억지스럽다”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차등적용이 시행되고 있는 데다, 임금은 생산성과 호응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반대 명분은 약하다”고 지적합니다.
사설은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은 ‘차등 적용 요구’가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생존투쟁이라는 점을 더 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 나날이 추락 중인 경제지표들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을 깎아도 모자랄 판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차등 적용은 차선의 방안이기도 하다”고 주장합니다.
◇서울신문 “최저임금, 소모적 힘겨루기 대신 타협·양보로 합의하라”
서울신문은 “‘지불 능력이 없는데 주라는 거냐’며 반발하는 사용자위원들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2017년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한목소리로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한 것은 저임금 노동자 보호도 중요한 사회적 가치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문은 “노사 양측은 국내외 경제적 상황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자의 수혜 정도 등을 살펴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국민 의견은 경제성장률(2.7%)에 맞는 소폭 인상안(17.9%)을 포함해 인상안 지지가 51.5%, 8350원 동결안 지지가 34.8%였습니다.
사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말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철회하고 사과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적 공약이지만, 한국 경제와 사회가 2년 연속 상승폭을 감당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며 “동결에 가까운 최소한의 인상으로 2년 연속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권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