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얼굴에 평생 흉터…주먹만 한 돌 던진 10살 동급생, 처벌은 불가능한가요?
내 아이 얼굴에 평생 흉터…주먹만 한 돌 던진 10살 동급생, 처벌은 불가능한가요?
형사처벌 0%의 벽…전문가들 "부모 책임 물을 최후의 카드 있다"

A씨의 10살짜리 아들이 학교 동급생이 던진 돌에 맞아 22바늘 꿰매는 부상을 당했다. 상대방 아이를 처벌할 수 있을까?/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정말 보고 있으면 미친듯이 화가 납니다." 주먹만 한 돌에 찢어진 아들의 얼굴, 22바늘을 꿰맨 상처는 한 가족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정말 보고 있으면 미친듯이 화가 납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의 얼굴에 평생 남을 흉터를 남긴 동급생과 그 부모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는 한 부모의 절규다. 주먹만 한 돌에 맞아 오른쪽 눈 바로 옆에 5cm가 넘는 깊은 상처를 입은 아들. 응급실에서 22바늘을 꿰맸지만, 의사는 "평생 흉터가 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이가 좋아하던 수영과 축구는 중단됐고, 오랫동안 준비했던 해외 가족여행마저 수수료를 물고 취소해야 했다. A씨는 가해자 측에 소송을 통보했지만, '가해자가 10살 미만'이라는 막막한 현실 앞에서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가해자는 10살 미만… 형사처벌은 정말 불가능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만 10세 미만 아동은 형법상 책임 능력이 없는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해 고소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과도 구분되는 개념으로, 경찰에 신고해도 사건은 종결될 뿐 소년부 재판조차 열리지 않는다.
처벌이 안 된다면, '공식 기록'이라도 남길 방법은?
형사적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책임을 물을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절차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학폭위에서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면 가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접촉금지, 전학 등의 조치가 가능하며, 이 내용은 학교 공적 기록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이 기록은 가해자 부모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며, 향후 민사소송에서도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다만 이유미 변호사(법률사무소 한해)는 "가해자 측이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할 수 있으므로, 사건의 고의성을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학폭위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평생 남을 흉터와 취소된 가족여행, 돈으로라도 보상받을 수 있을까?
금전적 배상은 가해 학생이 아닌 '부모'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통해 가능하다. 우리 민법은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해 부모가 '감독의무자 책임(민법 제755조)'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상 범위는 크게 치료비, 위자료, 특별손해로 나뉜다.
먼저 현재까지의 치료비와 앞으로 들어갈 '향후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성형외과 등에서 '향후 치료비 추정서'를 받아 흉터 제거 시술 비용까지 모두 청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재성 변호사(법률사무소 장우)는 "얼굴 부위의 영구적 흉터는 위자료 산정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유사 판례에 비춰볼 때 아이에게 500만~1000만 원, 부모에게도 각 200만 원 정도의 위자료 청구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취소된 여행 수수료와 같은 '특별손해'가 있다. 이는 사건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까다로울 수 있지만,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참작되도록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해볼 가치가 있다.
소송을 결심했다면, 지금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증거 확보가 소송의 성패를 가른다고 강조한다. 권장안 변호사(공동법률사무소 온기)는 "사고 당시 CCTV 영상, 목격자 진술서, 상해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흉터 부위 사진 등 객관적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폭위 신고를 통해 가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받고, 이를 근거로 가해 학생의 부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법적 대응 순서다.
아이의 얼굴에 돌을 던진 동급생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는 길은 법적으로 막혀있다. 하지만 A씨의 싸움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학폭위를 통해 교육적 책임을 묻고, 민사소송으로 부모의 감독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는 '투 트랙' 전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싸움은 단순히 돈을 받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의 얼굴과 마음에 평생 남을 상처에 대한 최소한의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한 부모의 사투다. 법의 공백을 개인의 노력으로 메워야 하는 현실 속에서, A씨의 외로운 여정은 우리 사회에 '아이의 잘못에 대한 어른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