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반려견 모두 죽이겠다" 전 연인 폭행…'흉기 입증 부족' 감형
"너와 반려견 모두 죽이겠다" 전 연인 폭행…'흉기 입증 부족' 감형
1심 "흉기 이용해 죄질 나빠" 징역 10개월 실형 선고
항소심 "칼 3개 차례로 썼다는 검찰 증명 부족" 징역 6개월로 감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집행유예 기간 중 전 연인을 무차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범행에 사용됐다는 흉기들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스파게티 집어 던지고 무차별 폭행
피고인 A씨는 2022년 10월 5일 밤,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 B씨와 헤어지기로 하고 함께 술을 마셨다.
만취한 A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부으며 B씨에게 피자와 스파게티를 주문해달라고 요구했다. 막상 B씨가 음식을 시켜주자 A씨는 먹지 않겠다며 스파게티 등을 집어 던졌다.
이어 A씨는 카트와 개 사료를 던지며 "죽인다"고 위협했고, 주먹으로 B씨의 어깨와 등, 허벅지를 여러 차례 때렸다. A씨가 반려견까지 때리려 하자 B씨가 몸으로 막아섰으나, A씨는 주먹으로 B씨를 때리고 밀쳐 넘어뜨린 뒤 여행용 가방을 집어 던져 팔을 맞추기도 했다.

부엌에서 꺼내온 칼 3개…1심은 "징역 10개월"
검찰은 A씨가 "칼을 들고 와서 너와 개새끼를 둘 다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며 부엌에서 과도, 식칼, 중식도 등 3개의 칼을 차례로 들고나와 피해자를 겨누고 찌르는 시늉을 한 뒤 집어 던졌다고 보아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과거 음주측정거부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었음에도 만취 상태로 흉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특히 1심 재판부는 A씨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를 비난하며, 합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부모가 피해자를 고소하겠다며 협박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실형 선고의 주된 이유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 "칼 3개 거듭 사용했다는 증명 부족해"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6개월로 감형된 판결을 내렸다.
A씨 측은 사실오인과 형량 부당을 이유로,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한 결과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3개의 칼을 차례대로 가지고 나와 피해자를 위협하고 던졌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실하게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진술 등 증거가 있기는 하지만, 공소사실에 기재된 칼 3개가 그 순서대로 거듭 사용되었는지 확정할 만큼 검찰의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112 신고 내역에 기록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1심은 피고인이 칼을 겨눈 상황에서 피해자가 저항한 것에 부합한다고 보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단정하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