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이라 더 힘듭니다"…친형이 넘긴 개인정보, 사채업자 협박에 무너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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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이라 더 힘듭니다"…친형이 넘긴 개인정보, 사채업자 협박에 무너진 가족

2025. 09. 12 11: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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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채권추심에 시달리는 가족의 절규…전문가들 "업체명 몰라도 증거만 있으면 처벌 가능"

친형이 돈을 빌린 사채업자에게 A씨 가족의 개인 정보가 노출되면서, 가족들이 사채업자의 전화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오늘까지 220만원 안 갚으면…" 친형이 판 개인정보, 사채업자 협박에 '지옥'


"너무 힘들고 지치는데, 이게 핏줄 섞인 형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게 더 힘듭니다."

친형이 빌린 사채 빚 때문에 온 가족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사채업자의 협박에 시달리는 한 가족의 절규다. 주민등록번호 변경과 개명까지 고민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이들은 과연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친형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면서 시작됐다. A씨의 형은 돈을 빌리는 대가로 부모와 동생 등 가족은 물론, 지인 27명의 개인정보를 담보로 넘겼다.


이후 사채업자의 무차별적인 불법 추심이 시작됐다. 사채업자는 가족의 등본, 전화번호, 이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까지 손에 넣고 이를 문자로 전송하며 돈을 갚으라고 압박했다. 수차례에 걸친 협박 전화는 일상을 파괴했다. "오늘까지 220만원이 입금되지 않으면, 당신들 개인정보가 무단 유출됐다는 증거자료를 피해자들에게 모두 유포하고 고소하겠다"는 식의 노골적인 협박 메시지는 공포 그 자체였다.


가족의 고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친형은 과거에도 수천만 원의 빚을 갚기 위해 부모에게 온갖 욕설과 협박을 퍼부으며 돈을 뜯어낸 전력이 있었다. 당시 '모든 빚을 청산했다'는 말을 믿었지만, 악몽은 끝나지 않고 반복됐다. 피해자 A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우리 개인정보가 팔린 것도 모자라,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이 가족이라는 사실이 창피해 견딜 수 없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가족 협박은 명백한 불법"…사채업자 처벌 수위는?


법률 전문가들은 사채업자의 행위가 여러 법률을 위반한 명백한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채무자가 아닌 가족에게 연락해 변제를 요구하고, 개인정보 유포를 암시하며 협박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중범죄다.


법률사무소 온경의 추민경 변호사는 "사채업자가 채무자 가족과 같은 관계인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개인정보를 누설하는 행위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며 "최대 5년 이하 징역이나 수천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유포하고 협박에 이용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과 형법상 '협박죄'에도 해당한다. 법무법인 쉴드의 조재황 변호사는 "지속적인 연락과 협박성 문자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불법 추심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가능하다.


"연락처만 아는데…고소할 수 있나?"


피해 가족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사채업자의 신원을 전화번호 외에는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원 불명이 법적 절차 진행에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문자나 전화번호만으로도 통신사 조회를 통해 사용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며 "사채업자 정보를 몰라도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 역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모든 협박성 문자, 통화 기록 등 증거를 빠짐없이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증거만 확실하다면 수사기관이 가해자를 특정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 등 판 형, 처벌받게 할 수 없나?"


이 비극의 단초를 제공한 친형에 대한 법적 책임 추궁도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친형의 행위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의 없이 가족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넘긴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더불어 과거 부모를 상대로 욕설과 협박을 통해 돈을 받아낸 행위는 형법상 '공갈죄'나 '협박죄' 성립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다.


김동훈 변호사는 "사채업자와 친형을 함께 고소해 불법 추심의 고리를 끊고, 가족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준비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법적 대응을 통해 사채업자의 불법 행위를 중단시키고 피해를 회복할 길은 열려 있다. 하지만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할 대상이 낯선 범죄자뿐 아니라 '핏줄 섞인 형'이라는 사실이, 이 가족의 상처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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