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린 뒤 잠적한 친구…"친구 부모님이 대신 갚았지만, 그래도 사기죄로 고소하고 싶어요"
돈 빌린 뒤 잠적한 친구…"친구 부모님이 대신 갚았지만, 그래도 사기죄로 고소하고 싶어요"
돈을 빌려 간 친구, 대신 갚아준 친구 부모님
괘씸한 친구를 고소하고 싶은데⋯돈 돌려받은 상태에서도 고소가 되나

친구는 사정을 하며 돈을 빌려 갔지만, 갚는 걸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잠적해버렸다. 이에 A씨는 친구 부모님에게 연락을 했고 돈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친구는 적반하장으로 화를 냈다. /셔터스톡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던 A씨는 결국 친구 B씨에게 돈을 빌려줬다. 그래도 오래 알고 지냈던 터라, 믿었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믿음은 배신으로 돌아왔다.
점점 A씨의 연락을 피하더니, 아예 잠적해버린 것. A씨는 결국 하는 수 없이 B씨의 부모님께 연락했다. "답장 계속 안 하면, 갚을 생각이 없는 거로 판단하겠다"는 마지막 경고 문자를 B씨에게 보낸 뒤였다. 물론, B씨는 답장이 없었다.
사정을 들은 B씨의 부모님은 A씨에게 사과하며, 대신 돈을 보내줬다. 하지만 B씨는 "왜 부모님한테 연락을 했느냐"며 적반하장이다. 사과 한마디도 없는 상태. A씨는 B씨의 이런 태도가 괘씸하기만 하다. 빌려준 돈을 받았더라도, B씨를 고소할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변호사들은 B씨의 행동은 사기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물을 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347조).
하지만, A씨는 이미 B씨가 빌려 간 돈을 모두 받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B씨를 고소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사기죄는 상대방이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으로 금전을 편취한 순간 성립한다"며 "금전 반환은 사기죄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즉, A씨가 B씨의 부모로부터 돈을 돌려받았다고 해도 B씨의 기망행위가 입증된다면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고 처벌도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어 변호사들은 그동안 B씨가 보여준 행동으로 봤을 때, 사기죄를 입증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봤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친구에게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연락을 차단하고 원금도 상환하지 않은 게 그 증거"라고 했다.
다만, 실익은 없을 거라고 본 변호사도 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이미 B씨의 부모님을 통해 변제받은 경우라면 고소의 실익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액수가 크지 않고 변제가 이뤄진 경우라면, 불송치 결정이나 기소유예 처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