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안 갈 수 있어" 1300만원짜리 어이없는 軍 면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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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안 갈 수 있어" 1300만원짜리 어이없는 軍 면제 '꼼수'

2020. 02. 03 14:0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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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원 받고 '청각 장애 유발' 방법 알려준 남성

6차례나 시도했지만 '장애 판정' 실패⋯병역법 위반으로 기소

신체 손상 혐의는 '무죄', 속임수 혐의는 '유죄'

입대를 앞둔 남성에게 '군 면제' 받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1300만원을 받은 남성이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군대 안 가는 '비법' 알고싶어?"


입대를 코앞인 최모씨에게 A(33·무직)씨가 솔깃한 말을 건넸다. 5년 전에 현역 판정을 받은 최씨는 더이상의 연기 사유가 없었다. 마음이 쏠렸다. A씨는 대가로 1800만원을 요구했다. "1300만원 밖에 없다"고 하니 A씨는 그 가격에 비법 전수를 약속했다.


최씨는 광주시의 한 영화관 지하 주차장으로 올라 오라고 했다. 그곳에 가니 최씨가 작은 물건을 하나 든 채 나타났다. '자전거 클랙슨'이었다.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를 하기 직전 이걸 귀에 가까이 대고 10번 울리고 들어가면 청력 장애 판정이 나온다." 최씨는 그 말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최씨는 A씨가 알려준 방법대로 한 후 병원에서 청력 장애 여부 검사를 받았다. 6차례나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결국 청각장애 진단을 받아내지 못했다.


결국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이후 A씨와 최씨는 나란히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특히 A씨에게 "최씨의 병역의무를 감면시킬 목적으로, 최씨의 청각기관을 다치게 했다"는 혐의와 "감면을 위해 속임수도 썼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①병역 판정을 하는 기관에 속임수를 썼고, ②그 속임수로 최씨의 청각을 손상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또는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열린 1심 재판에서는 ①속임수 사용②청각 손상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징역 2년이 선고됐다.


A씨는 “최씨가 자전거 경음기를 귀에 대고 울린 행위로 청각기관을 다치는 일이 실제 일어나지는 않았다"며 "신체를 손상했다고 볼 수 없는데 유죄로 판결한 것은 위법”이라며 항소했다.


"신체 손상을 시도했으나, 신체가 손상되지 않았으니 무죄"

2심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을 맡은 대구지방법원 제5형사부(재판장 이규철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열린 항소심에서 A씨의 신체 손상을 통한 병역법 위반 혐의에 무죄 판결을 내리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병역법 제86조에 명시된 '신체 손상으로 인한 병역법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조작으로 신체가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만큼 변화되어야 한다"며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려 했으나 결과가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병역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②청각 손상이 이뤄지지 않았으니 이를 요건으로 하는 범죄사실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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