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여친 재워줘도 되나요?" 변호사들 경고 속 숨은 법의 허점
"가출 여친 재워줘도 되나요?" 변호사들 경고 속 숨은 법의 허점
'만 18세'는 처벌 대상 아냐? 실종아동법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가출한 만 18세 여자친구를 도우려는 남성에게 변호사들은 실종아동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했다. / AI 생성 이미지
"집을 나왔다"는 만 18세 여자친구의 연락에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려던 한 남성.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아동복지법, 실종아동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강력한 경고를 쏟아냈다.
하지만 법 조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만 18세'라는 나이가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단순한 동정이 범죄가 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법의 경계선에 관심이 쏠린다.
"집으로 돌려보내라"…처벌 가능성에 변호사들 '만장일치' 경고
최근 한 법률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고민은 간단했다. 집안 문제로 가출한 만 18세 여자친구를 도와주고 싶은데, 부모 동의 없이 함께 지내거나 돈을 주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부모 동의 없이 아직 미성년자인 여자친구에게 숙식을 제공하거나 금전을 제공하면 아동복지법 위반이나 실종아동보호법 위반 소지가 매우 크다"고 지적하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세요"라고 단호하게 조언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 역시 "실종아동보호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 "잘 달래서 돌려보내십시오"라고 같은 의견을 냈다.
변호사들은 섣부른 동정심이 자칫 형사 처벌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법적 쟁점의 핵심, '만 18세'…처벌 피해갈 수 있나
변호사들의 강력한 경고는 주로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에 근거한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실종아동등을 경찰관서의 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보호할 수 없다"는 법 제7조를 언급하며,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적 분석을 깊이 파고들면 다른 해석의 여지가 나타난다. 실종아동법이 규정하는 보호 대상, 즉 '실종아동 등'은 가출 당시 '18세 미만'인 아동으로 한정된다.
질문자의 여자친구는 2007년 1월생으로 이미 '만 18세'다. 따라서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폭행이나 협박 없이 자발적으로 집을 나온 미성년자를 단순히 머물게 한 행위만으로 형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죄'가 성립하기도 어렵다.
결국 변호사들의 경고는 법 조문 자체의 적용 가능성보다는, 부모가 문제를 삼을 경우 언제든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현실적 위험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짜 돕는 길은 '동거' 아닌 '연결'…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
그렇다면 여자친구를 돕고 싶은 남자친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보호 대신 안전한 사회 시스템으로 '연결'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올바른 방법은 여자친구의 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지원 기관(청소년 보호시설, 상담소 등)을 이용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법적으로 가장 안전한 방법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나 청소년쉼터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 기관은 임시 거처 제공은 물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가족 상담과 법률 지원까지 연계해준다. 섣부른 동거 제안이 범죄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현실에서, 진짜 도움은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길로 안내하는 것임을 전문가들은 분명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