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인 "소속사 대표가 유흥주점 끌고 가 못살게 굴었다" 15년 전 일도 처벌할 수 있을까
김세인 "소속사 대표가 유흥주점 끌고 가 못살게 굴었다" 15년 전 일도 처벌할 수 있을까
배우 김세인, 소속사 대표 갑질·협박 고백
"하루하루 지옥 같았다"
변호사들 "강요·협박죄 소지 다분해"

배우 김세인이 과거 소속사 대표에게 유흥주점 동석을 강요받는 등 괴롭힘을 당해 연예계를 떠났다고 고백했다. /'MBN 특종세상' 유튜브 캡처
2004년 영화 '동상이몽'으로 데뷔한 배우 김세인이 13년 전 돌연 연예계를 떠나야 했던 충격적인 이유를 방송을 통해 고백했다.
그는 지난 30일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과거 소속사 대표로부터 겪은 피해를 토로했다. 김세인은 "소속사 대표님이 유흥주점에 끌고 가 계속해서 못살게 굴었다"며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고 회상했다.
IMF 외환위기로 가세가 기울어 20대 초반부터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그에게 가해진 가혹한 굴레였다. 그렇다면 15년 만에 수면 위로 드러난 이 폭로는 법정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단순 괴롭힘 아닌 강요·협박죄 소지 다분해
가장 큰 쟁점은 "유흥주점에 끌려가 못살게 굴었다"는 폭로의 법적 성격이다. 이는 상하 관계에서 벌어지는 단순한 직장 내 괴롭힘을 넘어선 형사 범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우리 형법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를 강요죄로, 사람에게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일으킨 자를 협박죄로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만약 소속사 대표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배우 활동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면, 이는 명백한 묵시적 협박이다.
또한 원치 않는 유흥주점에 강제로 데려가 불필요한 동석이나 접대 등을 강제했다면 강요죄가 성립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연예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직장 내 괴롭힘 조항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민법상 일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충분히 제기해볼 수 있는 사안이다.
15년 전 일도 처벌될까⋯ 발목 잡는 소멸시효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아무리 끔찍하고 중대한 범죄라 하더라도, 법이 정한 기한을 넘기면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 김세인이 주장하는 사건은 약 15년 전인 2010년경 발생했다.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한 공소시효는 협박죄가 5년, 강요죄가 7년이다. 이미 시효가 훌쩍 지나 경찰에 고소장을 내더라도 처벌이 불가능하다.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려 해도 소멸시효의 굳건한 벽에 부딪힌다. 우리 민법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없어진다고 규정한다.
사건 발생 후 15년이 흐른 현재, 2가지 시효는 모두 완성됐다.
예외적으로 소속사 대표의 지속적인 강압과 권력 행사 탓에 소송을 낼 수 없었다는 점, 즉 가해자가 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점을 치열하게 입증하면 구제받을 여지는 남아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예외를 극히 엄격하게 인정하므로, 연예계 내 불이익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묻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투병 중인 어머니와 유기 동물 15마리를 돌보며 화려한 복귀를 꿈꾸고 있는 배우 김세인. 비록 가해자를 향한 처벌은 미완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녀의 아픈 고백에 대중은 깊은 위로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