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잘못했으니 재산은 다 내 것" 외도한 남편, 아내 명의 신혼집 한 푼도 못 받나?
"네가 잘못했으니 재산은 다 내 것" 외도한 남편, 아내 명의 신혼집 한 푼도 못 받나?
유책과 재산분할은 별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월급 통장째로 맡겼고, 부모님까지 1억을 보태 마련한 신혼집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 번 잘못했다고 이 모든 걸 자기 것이라네요.”
2년간 사실혼 관계였던 아내에게서 ‘빈손으로 나가라’는 통보를 받은 남편 A씨. 신혼의 단꿈은 A씨의 외도로 산산조각 났지만, 그는 자신의 잘못이 2년간 쏟아부은 재산에 대한 권리까지 앗아갈 수 있는지 물었다.
원활한 대출을 위해 아내 단독 명의로 했던 신혼집, 월급 전액을 보내 갚아나가던 대출금. 이 모든 것이 정말 아내 것이 되어버리는 걸까.
"네가 잘못했으니 재산은 다 내 것?" 법의 판단은 다르다
A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잘못 때문에 재산에 대한 권리를 모두 잃는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혼인 파탄의 책임(유책성)과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별개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유책성은 위자료로 배상해야 하며 재산분할과 유책행위는 원칙적으로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즉, A씨의 외도는 재산분할이 아닌 위자료 지급의무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물론 A씨는 위자료 지급을 피하기 어렵다. 법무법인 한일의 이재희 변호사는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경우 아내로부터 3천만 원 상당의 위자료 반소(맞소송)가 들어올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잘못에 대한 책임은 돈으로 지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몫은 별도로 따져야 한다는 게 법의 원칙이다.
핵심 쟁점인 아내 명의의 신혼집 역시 A씨가 자신의 몫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혼인 전 마련한 집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에서 제외되는 특유재산이지만, A씨의 경우는 다르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이상준 변호사는 그 이유를 명확히 짚었다. 이 변호사는 “남편 부모님이 보탠 1억과 결혼 생활 내내 남편 월급으로 갚아나간 대출금, 이 두 가지가 바로 ‘재산 유지 및 증식에 대한 공동의 노력’에 해당한다”며 “이는 특유재산의 예외를 인정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분석했다.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 역시 “부모님의 지원금은 법정에서 A씨의 명백한 기여도로 인정된다”고 힘을 보탰다. 결국 법의 저울은 명의가 누구인지보다, 누가 돈을 댔는가에 더 무게를 둔다는 의미다.
집에서 나가면 불리해질까?
아내의 전출 요구에 응하면 불리해질까? 변호사들은 자녀 양육권 다툼이 없는 한, 주소지를 이전하는 것 자체로 불리한 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형민 변호사는 “사실혼 해소 후 전출을 하더라도 재산분할에 있어 특별하게 불리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사실혼의 경우 재산분할 기준 시점은 사실혼 관계가 종료된 때를 기준으로 정하므로, 별거 시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A씨는 자신의 외도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아내 명의의 신혼집에 대해서도 자신의 기여도를 주장하며 재산분할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다만 법률사무소 가호의 이진채 변호사는 “상대방은 재산분할을 피하기 위해 단순 동거였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실혼 관계 자체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