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양육비는 청소년기에 꼭 지급해야 한다
이혼 후 양육비는 청소년기에 꼭 지급해야 한다

약 15년 전 이혼을 한 A씨는 지인들로부터 과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변호사를 찾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아내 A씨는 전 남편 B씨가 바람을 피우는 등 가정에 소홀하여 합의 이혼을 했다. 자녀에 대한 양육권은 A씨가 가져왔다. 다만, 양육비에 대하여는 합의를 하지 않았는데 B씨는 이혼 후 아이들의 학비 등에 대해 전혀 책임지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약 15년 동안 혼자서 생계를 책임지며 두 자녀들을 키워냈다. 그렇게 아이들은 모두 성년이 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 A씨는 지인들로부터 과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변호사를 찾았다. 이후 상담 끝에 A씨는 전 남편인 B씨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게 되었다.
법정 공방이 몇 차례 오가는 중에 B씨와 그의 자녀들은 몇 번 가정법원 재판정 및 복도에서 마주쳤다. 하지만 자녀들은 아버지인 B씨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B씨는 자식들이 '어떻게 아버지인 자신에게 그럴 수 있냐'는 취지로 불만을 호소하였다.
사실 해당 사건을 진행하면서, 법원에서 자녀들이 아버지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던 그 심정이 다소 이해가 되었다. 그 약 15년 동안 A씨와 불과 4~5세의 어린이였던 두 아이들이 어머니에게만 의지하며, 얼마나 자신의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살았을지를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기 시절 힘들게 살았던 그 모든 삶에 대하여 당연히 아버지 B씨를 원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설득 끝에 힘들게 조정이 성립되어 A씨는 과거 양육비로 5000만원을 분할하여 지급받게 되었다. 과거 양육비는 구체적인 양육비 청구권이 성립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면, 오래전의 양육비라도 언제든지 청구할 수 있다는 법원의 결정(2011. 7. 29.자 2008스67 결정)이 있다. 양육비는 과거에 청구하지 못하였다면, 시간 많이 지난 시점에서도 상대방에게 청구 가능 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때가 있는 법인데, 특히 양육비 지급 문제는 더욱 그렇다. 이혼 후 자녀들이 자라서 성년이 되고 나면 양육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녀가 청소년기에 학원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햄버거를 사 먹고 싶을 때 필요한 1만원이, 성년이 되고 나서 용돈으로 받는 10만원보다 훨씬 더 크고 소중할 수 있다.
아직도 법정에서 아버지와 애써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길에서 처음 마주치는 사람처럼 쳐다보던 성년이 된 자녀의 슬픈 눈빛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자녀가 긴 세월 동안 얼마나 마음속으로 울었을지도 가끔 생각해보며, 이혼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하는 모든 부모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양육비는 꼭 지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