죗값 치렀는데 왜… 9년간 돈 묶은 은행·경찰, A씨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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죗값 치렀는데 왜… 9년간 돈 묶은 은행·경찰, A씨의 절규

2025. 12. 02 11:1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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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처벌 후 9년째 지급정지…법률 전문가들 '명백한 재산권 침해, 헌재 결정에도 위배'

9년 전 대포통장 사건으로 인한 처벌이 끝난 A씨가 은행과 경찰의 책임 전가로 9년째 계좌 지급정지가 풀리지 않아 재산권을 침해당하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죗값은 9년 전 끝났지만, 그의 시간은 여전히 2016년에 멈춰있다.


대포통장 사건에 연루돼 처벌받은 A씨의 계좌가 9년째 묶여있다. 대포통장 사건에 연루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A씨의 이야기다.




“누가 풀 것인가”…은행·경찰의 끝나지 않는 책임 전가

법의 심판은 끝났지만, 은행 계좌에 찍힌 ‘지급정지’라는 낙인은 9년째 그를 옥죄고 있다.


통장에 남은 돈을 찾으려 경찰서를 찾으면 "처벌이 끝났으니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벽에 부딪혔고, 은행에 가면 "경찰의 해제 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내 돈을 내 마음대로 찾을 수 없는 기막힌 현실이 9년째 이어지고 있다.


A씨의 사례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 범죄를 막기 위한 ‘지급정지’ 제도가 어떻게 개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옭아맬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법률 전문가들은 경찰과 은행의 대응이 모두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수사가 종료되고 처벌까지 받았다면 지급정지 해제는 은행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은행이 수사기관의 해제 요청서를 요구할 수 있으므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서나 검찰청에 해제 요청서 발급이 가능한지 먼저 문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해결의 열쇠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다. 이 법은 지급정지를 ‘임시적 조치’로 규정하며,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반드시 종료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A씨처럼 이미 형사처벌이 완료되고 9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면, 지급정지를 유지할 법적 명분이 사라진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헌법재판소는 사기이용계좌의 지급정지와 관련해, 피해액과 무관하게 계좌 잔액 전부에 대해 지급정지를 하는 것은 계좌 명의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헌법재판소 2022. 6. 30. 선고 2019헌마579 결정). 형사 절차가 모두 끝난 A씨의 계좌를 9년째 묶어두는 것은 이러한 헌재 결정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다.


김경태 변호사는 “형사처벌이 완료된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지급정지를 해제할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을 통해 해제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이 억울한 족쇄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4단계 ‘실전 솔루션’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


1단계는 은행을 향한 ‘공식적인 경고’다. 처벌이 끝났고 지급정지 유지 사유가 소멸했음을 명시한 내용증명을 은행에 보내 즉각적인 계좌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2단계는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다. 은행의 부당한 조치를 알리고 시정을 요구하면, 은행이 압박을 느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3단계는 최후의 수단인 ‘법적 대응’이다. 은행을 상대로 묶여있는 돈을 돌려달라는 ‘예금반환청구소송’이나 부당한 지급정지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마지막 4단계는 경찰의 잘못된 안내를 바로잡는 것이다. 관할 경찰서에 서면으로 사건 종결 확인서와 함께 ‘해당 계좌가 더 이상 사기이용계좌가 아님’을 확인해달라고 공식 요청하고, 이를 은행에 통보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A씨의 사례는 법적 책임을 모두 이행한 개인일지라도, 기관 간의 책임 전가와 제도적 허점 속에서 어떻게 권리를 침해당할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9년간 이어진 부당한 지급정지는 금융 범죄 예방이라는 본래 목적을 넘어, 한 개인에게 가해지는 또 다른 형태의 처벌이 되고 말았다. 잠자고 있던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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