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애인이 데이트 비용 돌려달라며 제 부동산을 가압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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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애인이 데이트 비용 돌려달라며 제 부동산을 가압류했어요”

2019. 10. 14 16:1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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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선물 비용 돌려달라는 요구, 정말 들어줘야 할까?

헤어진 옛 연인에게 데이트 비용이나 선물 비용을 돌려달라고 요구한다면 이 경우는 그 돈을 돌려주어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남녀가 만나 사귀다 헤어졌다. 좋게 헤어진 경우는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동안 쓴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중에 몇몇은 직접적으로 헤어진 옛 연인에게 들어간 데이트 비용이나 선물 비용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방송인 김정민씨의 경우가 그 경우이다. 김씨는 지난 2017년 2월 전(前) 남자친구로부터 7억원대 소송을 당했다. 교제 당시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한 10억원 중 일부를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사실은 A씨가 '언론에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역고소를 했다. 이후 두 사람은 해를 넘겨가며 진실 공방을 벌였다.


위 경우처럼 헤어진 연인이 데이트 비용을 돌려달라고 요구한다면, 그 돈을 줘야 할까? 돌려달라고 계속 물고 늘어지는 건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는 것일까?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방송인 김정민이 2017년 11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전 남자친구 커피 프랜차이즈 대표 S(48)씨의 공갈 및 공갈 미수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이트나 선물비용은 ‘증여’⋯ 반환 의무 없다

사례 1

A(여)씨가 한 남자를 만나 사귀다 헤어진 지 2주가 됐다. 그런데 끝이 영 개운치 않다. 남자가 그동안 쓴 데이트비용과 선물비용을 반환하라며 A씨 소유 부동산을 가압류한 것이다. 남자는 A씨는 만나자마자 환심을 사기 위해 그녀를 백화점에 데려가 명품가방을 선물했다. 또 A씨가 여행을 간다고 할 때는 고급 카메라를 선물하기도 하는 등 남자의 선물 공세가 계속됐다. 그런데 헤어지고 나니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해 “그동안 쓴 데이트비용과 선물 비용을 모두 물어내라”며 협박을 계속해 왔다. A씨가 이 요구를 무시하자 남자는 채권변제 요청서와 함께 A씨 소유 집을 가압류했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A씨는 이런 이유로 부동산가압류가 가능한 것인지, 또 조만간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피해는 없을지 알고 싶다며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미혼남녀가 연애하면서 쓰는 데이트비용이나 선물비용은 일반적으로 증여의 개념을 갖는다. 민법은 "증여의 이행이 완료된 후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돈이 이미 전달됐다면 준 돈을 다시 돌려받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만약 데이트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돌려받으려 한다면, 그 돈이 증여가 아닌 대여라는 것을 밝힐 근거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A씨의 사례처럼 헤어진 애인이 “데이트 비용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하는 등 협박을 계속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기부등본을 통해 부동산 가압류 확인해야⋯ 변호사 도움 필요”

A씨의 상담사례를 두고 변호사들은 “데이트하면서 들어간 비용과 선물비용은 증여이므로 변제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법무법인(유한) 주원 김윤관 변호사는 “상대방이 지불한 데이트비용이나 선물은 증여의 성격을 갖고 있어 반환할 의무는 없어 보인다”며 “부동산을 가압류 하였는지 여부는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가압류는 통상 2~3주 정도의 시간은 걸리며, 만약 가압류돼 있다면 제소명령 등을 하여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법무법인 법승 최요환 변호사도 “A씨의 내용에 따르면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알아서 돈을 쓴 것으로 보이므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A씨가 돈을 갚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헤어진지 2주 정도 되었다면 부동산가압류가 가능할 수 있지만, 부동산가압류가 되었다고 해서 돈을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부동산가압류를 풀거나 상대방의 조치에 적절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연법률사무소 김태연 변호사는 “상대방은 증여가 아닌 대여라고 주장할 것이므로, 그에 대해 실제로 소송 등 법적 조치가 진행된다면 면밀히 다투어 대여가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가압류도 가능한 상황이니 등기부등본 확인을 통해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해자현 윤현석 변호사는 “향후 상대방의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으니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변호사들은 상대방의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으니 법적인 도움을 받아보라고 권유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약정금 반환 소송이나 대여금 반환 소송 통해 돌려받을 수 있어”

사례 2

B(남)씨가 한 여성과 1년 남짓 교제하다 헤어졌다. 이들이 교제하는 동안 B씨가 모든 데이트비용을 부담했다. 여자가 몸이 아파 일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B씨는 여자의 기본 생활비를 도와주기도 했다. B씨는 여자에게 “직장을 구하면 그동안 들어간 식사비용의 절반과 생활비 지원액은 돌려달라”고 말했고, 여자는 그러기로 약속했다. 차용증을 쓴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약속에 대한 기록은 문자메시지로 남아있다. 여자는 “수술 후 몸이 건강해지면 취직해서 갚거나, 가을에 전셋집 보증금이 정산될 때 보낼테니 입금계좌를 남겨달라”고 했다. 그런데 여자는 이후 돈을 보내지 않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 B씨는 이 경우 법으로 돈을 받아낼 방법이 있을지 알고 싶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B씨가 상대방에게 대여한 것이므로 대여금반환청구가 가능하다”며 “다만 대여금반환 청구를 비롯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B씨가 금전을 대여해 주기로 했다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실, 금전을 상대방에게 지급한 사실, 해당 금전의 성격이 증여가 아니라 대여금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B씨에게 상대방이 금전을 반환할 것을 인정하는 내용의 대화 내용이 존재하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대여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평화 박현우 변호사는 B씨의 대해 “반환을 약정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소송을 통해 청구해야 한다”며 “카카오 톡 대화 등이 증거가 된다”고 답변했다. 그는 상대방 주소를 모르면 소송 과정에서 통신사 사실조회 신청이 가능하다고 했다.


서울종합 법무법인 박준성 변호사는 “B씨의 경우 차용증이 없어도 그동안의 정황 자료로 대여금반환청구가 가능하다”며 “승소 판결 이후에는 상대방 통장 등 재산에 압류를 가하여 변제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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