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소리와 함께 주저앉은 택배차…CCTV 속 범인은 '바로 옆자리' 동료였다
펑 소리와 함께 주저앉은 택배차…CCTV 속 범인은 '바로 옆자리' 동료였다
주행 중 사고 났다면 살인미수 혐의까지

직장 동료의 택배 차량 타이어를 흉기로 찢은 30대 남성이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펑!" 지난 7일, 동료들과 함께 땀 흘리며 작업하던 서울의 한 물류센터. 갑작스러운 폭발음에 30대 택배기사 B씨는 화들짝 놀랐다. 소리가 난 곳은 다름 아닌 자신의 택배 차량. 조수석 바퀴는 힘없이 주저앉아 있었고, 타이어에는 무려 일곱 군데나 날카롭게 찢긴 상처가 선명했다.
단순한 펑크가 아니었다. 현장을 살핀 보험사 직원은 "누군가 일부러 훼손한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 터졌으면 어쩔 뻔했나. 이건 살인미수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B씨의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다.
내부 소행을 직감한 B씨는 곧장 CCTV를 확인했다. 그리고 영상 속에서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B씨의 차량으로 태연히 다가가 무언가로 바퀴를 긋고 사라지는 남자. 그는 매일 얼굴을 마주하던 직장 동료 A씨였다.
단순한 펑크 아니다…특수재물손괴죄의 무게
A씨의 행동은 단순한 장난이나 해코지를 넘어선 중범죄다. A씨에게는 특수재물손괴 혐의가 적용된다.
특수재물손괴죄(형법 제369조)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타인의 재물을 손상시키는 범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단순 재물손괴죄(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와 달리, 범행 위험성이 높아 더 무겁게 처벌한다.
A씨가 사용한 날카로운 도구는 명백히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며, 이를 이용해 차량의 핵심 부품인 타이어를 훼손했기 때문에 특수재물손괴죄 적용이 확실시된다.
"살인미수"라는 말, 과연 가능할까?
보험사 직원의 말처럼 '살인미수' 혐의 적용도 가능할까? 이는 미필적 고의의 인정 여부에 달려 있다.
미필적 고의는 범죄 결과 발생을 명확히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그런 결과가 일어나도 어쩔 수 없다'고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의미한다.
만약 A씨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택배 차량의 타이어를 훼손하면 운전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범행을 저질렀고, 그 결과까지 용인했다고 판단되면 살인미수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운전자를 살해하려는 명확한 의도를 입증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법원은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앙심이 부른 끔찍한 복수…남겨진 공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고 범행 동기를 털어놨다. A씨의 이야기에 B씨는 6개월 전 있었던 '귀금속 택배 훼손 사건'을 떠올렸다.
당시 B씨는 배송해야 할 귀금속이 담긴 택배 상자가 누군가에 의해 뜯어진 흔적을 발견했다. 고가의 물품이라 B씨는 범인을 찾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문제의 택배를 잠시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바로 A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물증이 없어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했지만, 그때부터 B씨는 A씨를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었다. B씨는 A씨가 '자신을 도둑으로 의심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이번 타이어 테러라는 극단적인 복수를 감행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A씨는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고, 이달 말 회사를 그만둘 예정이다. 하지만 B씨의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B씨는 JTBC '사건반장' 인터뷰를 통해 "고속으로 운전하던 중에 바퀴가 터졌다면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며 여전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바로 옆자리의 동료가 순식간에 흉기를 든 범인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B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