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술비, 가짜 변호사… 대학 동창 등친 '1인 2역' 사기극
가짜 수술비, 가짜 변호사… 대학 동창 등친 '1인 2역' 사기극
대학 동창·연인·온라인 지인 등 18명 상대 전방위 사기
법원 “죄질 불량, 피해 심각” 징역 2년 6개월 실형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학 동창들에게 가짜 변호사 행세까지 하며 2억 6천만 원을 뜯어낸 A씨가 결국 차가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김여경 판사는 사기,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024년 7월 25일 밝혔다. A씨는 친구와 지인 등 총 18명을 상대로 약 2억 6천만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버지가 위독하다” 완벽한 사기 시나리오
모든 비극은 A씨의 거짓말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A씨는 대학 동창인 B씨와 C씨, 그리고 B씨의 여자친구인 D씨에게 “아버지가 위독해 수술비가 급하다”, “아버지 사업을 정리하면 20억이 생기니 와인바를 차리겠다”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가상의 인물인 ‘J법무법인 K변호사’를 내세워 자신이 그 변호사인 척 1인 2역을 하며 피해자들을 완벽하게 속였다.
A씨는 이 가짜 변호사 행세로 “자산 관리를 해주겠다”며 친구의 적금을 해지시켜 가로채는가 하면, “대출을 대신 받아주면 내 명의로 바로 옮겨주겠다”고 속여 수천만 원의 빚을 친구에게 떠넘겼다.
“의료비 지원을 받으려면 카드 사용 실적이 필요하다”며 건네받은 친구의 신용카드로는 ‘카드깡’을 하거나 고가 물품을 구매하는 데 썼다. A씨의 거짓말에 속아 막대한 빚을 떠안은 피해자 D씨는 결국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경제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데이팅 앱부터 게임까지…상대 가리지 않은 ‘문어발 사기’
A씨의 사기 행각은 친구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온라인 교제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E씨에게 “오토바이 뺑소니를 당했다”, “부모님이 사고로 위급하다”고 속여 병원비와 수술비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뜯어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아이폰을 판다고 속여 돈만 챙겼고, 온라인 게임 ‘메이플랜드’에서는 아이템을 사겠다며 게이머를 속여 시가 30만 원 상당의 아이템을 가로채기도 했다.
또한, A씨는 예비군 훈련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두 차례나 불참하는 등 법질서를 우습게 아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죄질 불량, 엄벌 불가피” 법원의 준엄한 심판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김여경 판사는 “피고인은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변호사 행세를 하며 1인 2역을 하는 등 기망 수단과 방법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18명에 이르고 피해 규모가 상당히 큼에도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이 심각한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초범이고 잘못을 인정한다는 점이 유리한 사정으로 꼽혔지만, 친구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든 그의 죄책을 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단911,1141(병합),1245(병합),1303(병합),2024초기514,546,555 판결문 (2024. 7. 2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