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노래방서 동성 선임에 '강제 입맞춤' CCTV 없어도 처벌 가능할까?
회식 노래방서 동성 선임에 '강제 입맞춤' CCTV 없어도 처벌 가능할까?
목격자 진술과 대화 기록이 핵심 증거
동성 간에도 명백한 강제추행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눈을 감았다 뜨니, 동성 선임이 제게 입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입사 후 첫 회식, 즐거워야 할 자리는 한순간에 끔찍한 기억으로 남았다.
직장인 A씨는 회식 후 찾은 노래방에서 동성 선임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며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 호소했다.
A씨는 최근 회사 동료들과의 저녁 식사 후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갑자기 마신 술에 취기가 오른 A씨가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사이, 동성인 선임이 다가와 입을 맞췄다.
바로 옆에 있던 동료 B씨가 이를 목격하고 제지했지만, 노래방 안에는 CCTV가 없어 직접적인 영상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A씨는 "모두 술에 취한 상태였고, 명확한 증거가 없어 신고가 가능할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CCTV 없는데, 처벌 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CCTV와 같은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처벌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범죄 사건은 은밀하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증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한병철 변호사는 "당시 현장을 목격하고 제지한 B분의 진술은 중요한 증거가 된다"며 "사건 직후 나눈 대화 기록 역시 보강증거로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 역시 "성범죄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자의 신빙성 있는 진술만으로도 처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술김에 장난' 주장, 통할까?
가해자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장난이었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러한 변명이 법적 책임을 피할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는 "술자리였다는 점이 행위자의 변명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책임을 면하게 해주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한병철 변호사는 "술에 취한 상황을 이용한 행위라면 가중적으로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자의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신체 접촉은 그 자체로 '강제추행'에 해당하며, 별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동성 간에도 성추행?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이번 사건처럼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성일 경우, 성추행이 성립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별은 범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한장헌 변호사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면 이성·동성 구분 없이 강제추행이 성립한다"고 밝혔다.
강제추행죄의 핵심은 물리적 폭력의 유무나 성별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형사 고소부터 회사 징계까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형사 고소와 별개로 회사 내부 절차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법무법인 선(Suhn Law Group)의 박성욱 변호사는 "가해자의 행동은 형사상 '강제추행죄'와 노동법상 '직장 내 성희롱'에 모두 해당한다"며 경찰 고소와 회사 징계 절차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응을 위해서는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목격자 B씨에게 협조를 구해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나눈 대화 내용을 원본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고소장을 제출하고 조사에 임하는 것이 가해자의 처벌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한순간의 잘못된 행동은 '장난'이 아닌 '범죄'로 기록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