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샀다가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져서 땅과 매매대금 둘 다 잃어…"돈 돌려받을 수 없나?"
땅 샀다가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져서 땅과 매매대금 둘 다 잃어…"돈 돌려받을 수 없나?"
매도인에게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청구 가능
매도인을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기는 어려워

땅을 샀다가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져서 부동산을 빼앗긴 A씨. 그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일까?/셔터스톡
A씨가 지인 소개로 6,000만 원 주고 땅을 한 필지 샀다. 그런데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매도인의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걸어왔다.
이 소송에서 A씨는 패소했고, 땅 소유권은 다시 매도인에게 넘어갔다. 매매대금도 다 지급했는데 부동산을 빼앗겨 버린 것이다.
매도인은 자기도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매매대금을 돌려주지는 못한다며 ‘배째라’로 나온다. 황당한 상황에 빠진 A씨. 이런 경우에 어찌해야 할지, 변호사 도움을 구했다.
변호사들은 A씨가 매도인의 채무 상태를 알 수 없었더라도, 일단 사해행위가 성립하면 부동산을 되돌려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대환 김익환 변호사는 “부동산 매도인의 채무 상태까지 파악해 가면서 부동산 거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소장을 받게 된 수익자(매수인)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피고가 된 수익자가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면, 채무자와의 부동산 거래 행위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되고 원상회복 의무가 발생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채무자가 자기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돈으로 바꾸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채무자의 채권자들에 대해 사해행위가 된다고 보는 것이 법원 판례 (대법원 97다54420판결)”라고 말했다.
이 경우 매수인(수익자)은 해당 부동산을 매도인에게 돌려주는 대신, 그로부터 매매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로앤케이 김태운 변호사는 “A씨는 매도인을 상대로 부당이득 청구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유) 효성 서동민 변호사는 “매도인 때문에 손해가 발생한 것이므로 매도인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해 피해액을 배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문규 변호사는 “매도인을 상대로 매매대금 액수만큼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면, 기존 사해행위취소 판결이 있기에 쉽게 승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호사들은 그러나 A씨가 매도인을 사기죄로 고소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공간과길 권문규 변호사는 “매도인이 형사적으로 사해행위취소가 될 것을 알고도 부동산을 팔았다면 당연히 사기죄가 되나, 현실적으로 사기가 성립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권문규 변호사는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매도인이 사해행위 취소소송이 걸려 올 것을 알고도 고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게 입증되어야 하는데, 사기의 고의 입증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수사기관이 무혐의로 결론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