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이 관리해준다더니…” 770만원짜리 결혼정보 프로그램, 알고보니 '유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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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이 관리해준다더니…” 770만원짜리 결혼정보 프로그램, 알고보니 '유령'이었다

2025. 11. 13 10:5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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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2회면 환불 끝” 황당 계약서…'대표 직접 관리'는 허언, 770만원 돌려받을 수 있나

770만원짜리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한 A씨는 약속과 다른 서비스와 '2회 만남 후 환불 불가'라는 불공정 조항으로 피해를 봤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대표님이 직접 관리해주신다기에 믿었습니다.” 770만원, 인생의 짝을 찾기 위한 한 직장인의 간절한 투자였다. 하지만 대표의 얼굴은커녕 목소리 한번 듣지 못했다.


직장인 A씨는 지난 9월, 부가세를 포함해 770만원에 달하는 결혼정보회사의 최고가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9개월간 만남 횟수가 무제한이라는 조건도 솔깃했지만, A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대표가 직접 회원을 관리하고 스타일링까지 코칭한다’는 특별한 약속이었다.


하지만 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A씨의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약속했던 대표와의 소통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직접 관리나 스타일링 코칭은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았다. A씨의 상담은 다른 직원이 전담했다.


A씨는 “가장 비싼 요금제를 선택한 핵심 이유가 대표의 직접 관리였는데, 실질적으로 아무런 서비스도 받지 못했다”며 “이는 명백한 회사의 귀책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가 환불을 결심하고 계약서를 다시 펼쳐 든 순간, 더 황당한 조항이 눈에 들어왔다. 계약서에는 ‘9개월간 만남 2회 약정’이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가입 당시 회사 측은 “기간제 회원이 수십 번 만남을 갖고 환불을 요구하는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한 형식적 조치”라고 설명했고, A씨는 그 말을 믿고 서명했다.


구두로 약속한 ‘무제한 만남’과 달리, 서면 계약은 단 2회의 만남으로 모든 환불 길을 막아버리는 독소 조항이었던 셈이다. A씨는 “9개월 계약에 만남 2회 후 환불 불가라는 조항은 상식적으로 부당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행히 A씨는 계약 당시 대화 내용을 모두 녹음해둔 상태였다.


과연 A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할까. 법률 전문가들의 답은 단호했다.


“대표가 안 나섰다면 계약 위반”…법률가들, A씨 손 들어준 이유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연에 대해 “환불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대표의 직접 관리 서비스 불이행을 ‘계약의 본질적 내용 위반’으로 판단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대표의 직접 매니징은 고액 프로그램 선택의 핵심 조건”이라며 “해당 서비스 미제공은 계약의 본질적 내용 불이행에 해당해 계약 해지 및 환불 사유가 된다”고 분석했다.


‘만남 2회 후 환불 불가’ 조항 역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상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과 배치되는 내용으로 소비자의 정당한 해지권을 제한하는 조항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내용증명' 한 장으로 시작하는 환불 절차


전문가들은 분쟁을 최소화하며 환불을 진행하기 위한 단계적 대응을 조언했다. 첫 단추는 계약 해지 의사와 그 사유를 명확히 담은 ‘내용증명(우체국을 통해 문서 내용을 공적으로 증명하는 제도)’을 회사 측에 발송하는 것이다. 내용증명에는 ▲대표의 직접 관리 서비스 불이행 ▲불공정 약관 조항 등을 법적 근거로 제시하며 환불을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만약 회사가 환불을 거부할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거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이 단계에서도 해결되지 않으면 소송으로 나아갈 수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A씨가 가진 계약서와 녹취록은 계약 불이행을 입증할 명백한 증거”라며 “이를 근거로 충분히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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