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내 집에 버티는 전 남편, 보증금은 '0'에 수렴 중
이혼 후 내 집에 버티는 전 남편, 보증금은 '0'에 수렴 중
강제로 문 열면 '주거침입범'… 빚더미 앉기 전 전문가들의 경고

이혼한 전 남편이 A씨 집에 무단 거주하며 월세 미납으로 보증금이 소진되자, 법률 전문가들은 명도 소송과 손해배상 동시 청구를 유일한 법적 해법으로 제시했다. / AI 생성 이미지
“폭행 때문에 집을 나왔는데, 전 남편이 제 명의 월세집에 눌러앉아 연락도 안 돼요.” 24년 12월 이혼 도장을 찍으며 악연이 끝난 줄 알았지만, A씨의 악몽은 현재 진행형이다.
보증금 3천만 원은 전 남편이 미납한 월세와 관리비로 나날이 소진되고, 집주인은 퇴거를 압박한다. 하지만 함부로 문을 열었다간 '주거침입죄'로 형사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에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시간이 없다”며 신속하고 ‘유일한 법적 해법’을 한목소리로 제시했다.
폭행 피해 탈출했지만… 계약자 족쇄에 묶인 기막힌 사연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A씨는 자신의 명의로 월세 계약을 하고 신혼집을 마련했다. 그러나 남편의 심한 폭행을 견디다 못한 그녀는 23년 2월, 몸만 겨우 빠져나왔다.
길고 긴 이혼 소송 끝에 24년 12월 법적으로 남남이 되었지만, 전 남편은 A씨 명의의 그 집에 그대로 눌러앉았다. 문제는 그가 월세와 관리비를 한 푼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보증금 3000만 원은 이미 1000만 원도 채 남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주인은 계약자인 A씨에게 집을 비우라고 독촉하지만, 전 남편은 잠수를 타 연락조차 두절된 상태다. 답답한 마음에 강제로 문을 열고 싶어도 ‘주거침입죄’라는 경고가 A씨의 발목을 단단히 붙잡고 있다.
“내 집인데 왜?”… 강제 개방이 '주거침입죄'가 되는 법의 아이러니
A씨를 가장 답답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권리를 제 손으로 직접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경우 형법상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만장일치로 경고한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강제로 문을 열거나 진입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반드시 법적 절차를 통해야 합니다”라고 단언했다. 이는 우리 형법이 점유할 권리가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 자체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 역시, 설령 사법상 불법 점유 상태라 하더라도 권리자가 정당한 절차 없이 주거에 침입하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열쇠를 가진 계약자 A씨라도 법원의 허락 없이는 전 남편이 버티는 집에 들어갈 수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 7인 이구동성 “명도소송과 손해배상 동시 진행해야”
그렇다면 A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할까? 다행히 7인의 변호사들은 명확하고 일관된 해법을 제시했다. 바로 ‘명도소송’과 ‘손해배상청구’를 동시에, 그리고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먼저 변호사 명의로 내용증명을 보내 자진 퇴거를 최후통첩하는 것이 첫 단계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변호사 명의로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전남편이 스스로 이사를 가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만약 전 남편이 이에 불응하면 즉시 소송에 돌입해야 한다. 법무법인 태강의 조은 변호사는 “전 남편이 집을 비우지 않는 경우 명도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의 판결을 통해 퇴거 명령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퇴거를 강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설령 연락이 닿지 않더라도 공시송달 제도를 통해 소송 진행이 가능하다. 명도소송으로 승소 판결을 받으면 합법적인 강제집행을 통해 전 남편을 내보낼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법원의 명도 판결이 확정되면 집행관을 통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적법한 절차이므로 주거침입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시간은 채무자의 편… “보증금 넘어 빚더미 앉기 전에 서둘러야”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바로 ‘시간’이다. 임대차 계약의 명의자가 A씨인 이상, 집주인에 대한 법적 책임은 오롯이 A씨에게 돌아간다.
법무법인 도하 김형준 변호사는 “미납월세나 관리비가 보증금을 초과하게 되는 경우 1차적으로 임대인에 대하여 그 부족분을 지급해야 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해보입니다”라고 경고했다.
전 남편이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A씨의 금전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강제로 끌어낼 방법은 없으므로 하루라도 빠르게 변호사를 통해 법적 조치를 하면 해결이 되는 사안입니다”라며 신속한 법적 대응을 촉구했다.
폭행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예기치 못한 법적 분쟁에 휘말린 A씨. 답답하고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감정적 대응 대신 법의 문을 두드리는 것만이 더 큰 피해를 막고 온전히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