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물고, 주인은 욕설... '돈 뜯어내려 한다' 2차 가해
개가 물고, 주인은 욕설... '돈 뜯어내려 한다' 2차 가해
복지관 개물림 사고 피해자, 견주의 적반하장 태도에 법적 대응

복지관에서 개에 물린 피해자가 견주로부터 욕설 등 2차 가해를 당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 AI 생성 이미지
복지관에서 개에 물려 피 흘린 것도 억울한데, 견주로부터 “돈 뜯어먹으려 한다”, “이 새X야”라는 욕설까지 들어야 했다. 개물림 사고 피해자가 견주의 관리 소홀 책임과 모욕적 언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견주가 스스로 내뱉은 “개가 예민하다”는 말이 오히려 책임을 입증할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과실치상과 모욕, 두 개의 법적 책임을 동시에 묻는 싸움이 시작됐다.
"개가 예민하다" 견주의 한마디, 책임의 열쇠 되나
사건은 복지관에서 벌어졌다. 이용객 A씨는 다른 이용자가 데려온 반려견에게 다가갔다가 순식간에 물려 피를 흘렸다. 병원 치료까지 받았지만, 견주의 태도는 황당했다.
연락을 피하던 견주는 며칠 뒤 복지관 내 공개된 장소에서 A씨를 향해 막말을 퍼부었다. A씨는 “상대방이 '돈 뜯어먹으려 한다', '덮어씌우려 한다', '이 새X야' 등의 발언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A씨는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앞둔 상태다. A씨는 자신이 반려견에게 다가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견주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고 직전 견주가 “반려견이 예민한 상태”라는 취지로 말했던 점을 중요한 단서로 꼽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바로 이 지점이 견주의 책임을 입증할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도모의 고준용 변호사는 “견주가 이미 반려견의 예민한 상태를 인지하고 경고했다면, 이는 견주가 구체적인 위험성을 예견하고도 통제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견주 스스로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타인의 접근을 막거나 목줄을 단단히 잡는 등 적극적인 통제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명백하다는 지적이다.
"돈 뜯어먹으려 한다" 공개 욕설… 2차 가해의 법적 처벌은?
이번 사건은 단순 개물림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견주의 사고 후 발언은 별개의 범죄가 될 수 있다.
공개된 장소에서 다수가 있는 가운데 “이 새X야”라고 욕설한 부분은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돈 뜯어먹으려 한다”, “덮어씌우려 한다”는 발언은 A씨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명예훼손죄 검토까지 가능하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는 “공개된 장소에서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면, 이는 공연성(여러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인정되어 별도의 모욕 혐의로 처리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을 현재 진행 중인 과실치상 사건 조사에서 언급하되, 발언 일시·장소·목격자 등을 정리한 별도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모욕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 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합의 원하지만… 경찰조사 '말 한마디'에 달린 결과
A씨의 목표는 무조건적인 형사처벌보다 적정한 수준의 합의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경찰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처벌만이 목적은 아니고, 치료비와 향후 치료 가능성, 사과를 포함한 적정한 피해회복이 이루어진다면, '합의도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섣불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합의가 결렬됐을 때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사관의 유도신문이나 압박이 느껴질 경우, 섣불리 추측해서 답하기보다 “기억나는 범위에서만 말씀드리겠다”고 선을 긋고, 조서 열람 시 자신의 진술과 다른 부분은 반드시 수정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상처 사진, 진료기록 등 기본적인 증거 외에도 사고 현장 CCTV 영상 확보, 목격자 진술 확보가 합의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