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디프로필 탈의실 몰카범 참교육하는 줄 알았더니…협박해 주머니 채운 공갈범
[단독] 바디프로필 탈의실 몰카범 참교육하는 줄 알았더니…협박해 주머니 채운 공갈범
"다른 모델들에게도 알릴까?" 협박
법원 "동종 전과 있고 재판 중 범행 저질러"
징역 10개월 실형 선고
![[단독] 바디프로필 탈의실 몰카범 참교육하는 줄 알았더니…협박해 주머니 채운 공갈범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63609213112109.jpg?q=80&s=832x832)
몰카 촬영 시도 사실을 빌미로 사진작가에게 2600만원을 갈취한 남성이 공갈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범죄자가 범죄자를 잡는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설정 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성범죄자의 약점을 파고들어 돈을 뜯어낸 남성은 정의구현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공갈을 저질렀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김수홍 판사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몰래카메라 촬영을 시도하다 걸린 사진작가의 공포심을 이용해 수천만 원을 갈취했다.
"합의금 1100만원 줬다고 끝난 줄 알았지?"
2023년 10월 14일, 사진작가인 B씨(40·남)는 C씨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던 중, 탈의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C씨의 신체를 촬영하려다 발각됐다. 덜미를 잡힌 B씨는 부랴부랴 C씨에게 합의금 1100만원을 건네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피고인 A씨의 눈이 번뜩였다. A씨는 C씨와 함께 있던 지인을 통해 B씨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그리고 같은 날 저녁, 부산 해운대구의 한 커피숍으로 B씨를 불러냈다.
"인스타 모델들에게 다 알리겠다"…허를 찌른 협박
A씨의 협박 방식은 치밀하고도 악랄했다. 그는 B씨에게 "기존에 합의금으로 준 1100만원은 없어도 된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B씨의 추가 범죄 가능성을 건드렸다.
A씨는 "당신 인스타그램에 있는 다른 모델들도 몰래 촬영한 것 아니냐"며 "내가 그 모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그 사람들과도 개별적으로 또 합의를 봐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단순히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었다. 사진작가로서의 사회적 매장과 연쇄적인 합의금 폭탄을 예고한 것이다. A씨는 "경찰서에 갈 거냐, 아니면 우리와 합의해서 모델들에게 알리지 않게 할 거냐"며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그러면서 "빨리 합의하지 않으면 아는 형사를 부르겠다"며 추가 합의금으로 2600만원을 요구했다.
결국 겁에 질린 B씨는 그 자리에서 2600만원을 A씨의 계좌로 송금했다.
재판 중에도 '범죄 본능' 못 참아…결국 실형
성범죄자의 약점을 잡아 돈을 뜯어낸 A씨. 법원은 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B씨)가 피고인의 친구를 대상으로 소위 몰카 촬영을 함으로써 벌어진 일"이라며 사건의 경위를 참작할 여지는 있다고 봤다.
하지만 A씨의 죄질이 너무나 나빴다. A씨는 이미 공동공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이 범행을 저질렀다. 심지어 2023년 12월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2024년 11월에는 사기죄로 또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동종 전과가 화려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앞두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참고]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고단351 판결문 (2025. 4. 30.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