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일 뿐"이라더니 입주 5일 만에 '물폭탄'… 계약서의 배신
"결로일 뿐"이라더니 입주 5일 만에 '물폭탄'… 계약서의 배신
매도인은 "60만원 줄게 소송해"
중개사는 나몰라라
법적 대응 나선 매수인의 분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베란다에 결로만 살짝 있다"는 부동산과 매도인의 말을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입주 5일 만에 집은 물바다가 됐다. 매도인은 "1회 수리비 60만원 외엔 못 준다"며 법대로 하자는 입장. 믿었던 중개사마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법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매매계약서의 '누수 없음' 조항을 둘러싼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고됐다.
"결로라더니 물이 줄줄"… 5일 만에 드러난 하자의 정체
새 보금자리의 꿈은 입주 5일 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집을 매수한 A씨. 계약 당시 2002년부터 그 집에 살던 매도인과 중개인은 "베란다에 결로만 살짝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말을 믿고 계약서 '누수 해당사항 없음' 항목에 체크된 것을 확인한 뒤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이사 후 처음 비가 내리던 날, 양쪽 베란다에서는 약속과 달리 물이 새어 나왔다. 급히 부른 전문가는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인한 누수"라는 진단을 내렸다. A씨의 집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1000만원 vs 60만원"… 좁혀지지 않는 양측의 입장
문제 해결은 더 큰 벽에 부딪혔다. 전문가는 두 가지 수리 방법을 제시했다. 외벽 전체를 공사하는 방법은 비용이 700만원에 달하지만 누수를 확실히 막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다른 하나는 실리콘으로 틈을 막는 작업으로, 비용은 60만원이지만 평균 1년에 2회씩 지속적인 보수가 필요했다.
임시방편에 불과한 수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A씨. 그는 "매도인이 누수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15년간 발생할 수리보수 비용 등을 포함해 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돌아온 매도인의 답변은 "1회 수리비용 60만원 외엔 어렵다. 법적으로 판결을 받아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믿었던 중개인마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며 사실상 손을 놓았다.
법원, '알고도 속인' 매도인 책임 물을까?
법적 다툼으로 번진 이번 사태,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법률 전문가는 매도인이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매매한 물건에 하자가 있을 경우 매도인이 책임을 지는 제도다. 특히 20년 가까이 거주한 매도인이 누수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은 희박하며, 계약서에 '누수 없음'을 명시한 것은 고의로 하자를 숨겼다고 볼 수 있는 강력한 증거다.
위솔브 법률사무소의 조석근 변호사는 "본인 과실없는 물건의 하자니까 하자 수리비는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자유지만 법적으로 보면 15년이란 기간 설정은 무리가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는 "다만, 최초 수리비 60만원만 받으면 그 후에 발생하는 수리비는 본인의 관리 소홀로 오해받을 여지가 있는 만큼, 감정을 통해서 현재 입주하는데 문제없을 정도의 조치는 요구해야 하고, 그에 걸맞는 수리비용을 받아야 합니다.
수리를 거부하면 계약해제 사유가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즉, 15년치 보수 요구는 과할 수 있지만, 1회성 수리비 60만원만 받는 것은 향후 분쟁에서 불리할 수 있으며, 매도인이 수리 자체를 거부하면 계약 해제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나 몰라라' 중개사, 책임 피할 수 있나?
중개인의 책임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공인중개사법은 중개인이 중개대상물의 상태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확인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누수라는 중대한 하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알면서도 '결로'라고 축소·허위 설명한 것은 명백한 의무 위반이다.
이 경우 중개인은 매수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과 별도로 중개보수 반환을 청구하거나, 관할 시·군·구청에 의무 위반 사실을 신고해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요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A씨가 확보한 견적서, 사진, 통화 녹음, 문자 기록 등은 매도인과 중개인의 책임을 묻는 핵심 증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