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만 눌렀을 뿐인데…” 연인과 다툰 뒤 ‘주거침입’ 전과자 될 위기
“초인종만 눌렀을 뿐인데…” 연인과 다툰 뒤 ‘주거침입’ 전과자 될 위기
"화해하러 갔다가 전과자 위기?" 복도만 갔는데 주거침입 날벼락
복도만 갔는데 주거침입 날벼락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연인과 다툰 뒤 화해를 위해 오피스텔을 찾아갔던 A씨가 '주거침입' 혐의로 전과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여자친구가 용서의 뜻을 밝혔음에도 사건은 검찰 송치를 앞두고 있다.
A씨는 다툼 후 여자친구의 오피스텔을 찾았지만, 정확한 호실을 몰라 헤맸다. 다른 입주민을 따라 공동 현관을 통과한 그는 공용 복도에서 여자친구 집으로 추정되는 곳의 초인종을 눌렀을 뿐, 문을 강제로 열려는 시도는 없었다. 15분 만에 건물을 나섰지만 여자친구의 신고로 현장에서 형사 입건됐다.
"복도에만 있었는데 왜 주거침입?"…법원의 깐깐한 잣대
A씨가 가장 억울해하는 지점은 '집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이지만, 법원의 판단은 다르다.
대법원 판례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공용 계단과 복도 역시 외부인의 무단출입으로부터 거주자의 평온을 보호해야 할 '주거'의 일부로 본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다른 입주민을 따라 오피스텔의 공용 복도에 들어간 행위 자체가 건물 관리자의 의사에 반한 '침입'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공동 현관을 통과한 순간부터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자친구가 용서했는데"…수사 멈추지 않는 이유
더 큰 문제는 피해자인 여자친구가 처벌을 원치 않는데도 수사가 계속된다는 점이다.
주거침입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 수사가 시작되면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가 처벌 여부를 결정한다.
김남오 변호사(법무법인 홍림)는 “주거침입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의 고소 취하가 있어도 수사는 계속 진행된다”면서도 “피해자가 선처를 강력히 원한다는 점을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제출해 선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죄' 주장 vs '기소유예' 목표…엇갈린 법조계 조언
법조계에서는 A씨의 대응 전략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다수는 무리하게 무죄를 주장하기보다 '기소유예' 처분을 목표로 삼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기소유예'란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서아람 변호사는 “형식적으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지만, 피해자의 용서가 명확하다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최창원 변호사(JY법률사무소)는 “평소 출입이 허락된 연인 관계였고, 화해를 위해 방문한 점 등을 들어 주거침입의 '고의(범죄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해 무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검사 손에 달린 운명…'용서'는 만능열쇠 아닌 '최강 카드'
결국 A씨의 운명은 검사의 손에 달리게 됐다.
피해자의 용서가 처벌을 막는 '만능 열쇠'는 아니지만, 처벌 수위를 낮출 가장 강력한 '카드'임은 분명하다.
사소한 다툼이 남긴 이번 사건은, 감정이 앞선 순간에도 법의 경계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