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는 냈는데…1년째 서류에만 남은 '유령 이사' 탈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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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는 냈는데…1년째 서류에만 남은 '유령 이사' 탈출법

2026. 05. 19 14:2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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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효력은 이미 발생, 등기 위한 소송…피고는 동업자 아닌 '법인'

동업자에게 사직 의사를 밝혔으나 등기부상 임원으로 남아있다면, '사임 등기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AI 생성 이미지

동업자에게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1년 넘게 서류상 임원으로 남아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용증명으로 사의를 표명해도 동업자가 묵묵부답일 경우, 등기부등본에 남은 이름 때문에 불측의 세금이나 채무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사임 의사표시가 회사에 도달한 순간 법적 효력은 이미 발생했으며, 남은 것은 등기 절차 이행을 강제하는 소송이라고 입을 모은다. 동업자가 아닌 회사를 상대로, 때로는 내가 나를 고소하는 듯한 복잡한 소송의 실체를 파헤쳐 본다.


"사표 던진 순간 사임 효력 발생…소송은 등기 위한 것"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은 사임의 효력이 이미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푸름 법률사무소의 이푸름 변호사는 "이사의 사임은 회사에 사임 의사가 도달한 시점에 효력이 생기므로, 내용증명 발송으로 사임 자체는 이미 유효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A씨가 동업자 L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냈고 L씨가 이를 받았다면, 그 순간 A씨는 법적으로 더 이상 두 회사의 임원이 아니다. 따라서 지금 진행하려는 소송은 사임을 허락받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이미 완료된 사임 사실을 공적 장부인 등기부에 반영하도록 회사를 강제하는 절차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 역시 "이 소송은 사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등기 절차의 이행을 강제하는 소송"이라고 명확히 했다.


소송 상대는 동업자 아닌 '회사'…"내가 원고이자 피고라면?"


그렇다면 소송은 누구를 상대로 제기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동업자 개인이 아닌 '법인'을 피고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진열 변호사는 "이사 사임등기 이행 청구소송의 피고는 각 법인입니다. L씨 개인을 피고로 삼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주식회사 A'와 '주식회사 B'를 각각 피고로 하는 2개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여기서 또 다른 난관이 발생한다. A씨가 대표이사인 B회사에 소송을 걸면, 원고(A씨)와 피고 회사의 대표(A씨)가 같아지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이에 대해 더신사 법무법인의 정준현 변호사는 "법원에 특별대리인 선임을 신청하여 법인 측 수령과 소송 수행을 진행해야 하며, L씨 개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법원이 B 회사를 대신할 임시 대리인을 지정해 줘야 비로소 정상적인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승소 판결이 끝이 아니다…'후임자 선임'까지 마쳐야


소송에서 이겨 판결문을 손에 쥐면 A씨는 단독으로 등기소에 찾아가 자신의 이름을 지울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법적 책임에서 완벽하게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A씨가 유일한 대표이사였던 B 회사는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이 되기 때문이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정관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주식회사 B의 유일한 대표이사가 공석이 되면 상법 규정에 따라 의뢰인님에게 신임 대표이사 취임 시까지 기존 권리와 의무가 계속된다는 항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즉, 판결 확정과 별개로 주주총회를 열어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절차까지 마무리해야만 예상치 못한 책임 문제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있다.


소송 비용 기준 '소가', 1천만원 vs 5천만원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은 어떻게 산정될까? 이사 사임 등기 청구는 금전적 이득을 구하는 소송이 아니므로 '비재산권 소송'으로 분류된다. 이때 소송 비용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액(소가)에 대해 전문가들의 실무상 의견이 다소 나뉘었다.


이푸름 변호사는 "소가는 비재산권상 청구에 해당하여, 소송목적의 값을 1,000만 원으로 보아 인지액을 산정하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법무법인 한강 파트너스의 장우진 변호사는 "이사 등기이행 청구소송의 소가는 소송목적의 값을 산정하기 어려운 비재산권상 청구에 해당하여 통상 5,000만 원으로 산정하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라고 말했다.


소가에 따라 법원에 납부할 인지대와 변호사 보수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소송 착수 전 전문가와 구체적인 비용을 상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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