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말 했는데 벌금 300만원? 여성 BJ, '임신·중절' 폭로하고도 벌금형 받은 이유
맞는 말 했는데 벌금 300만원? 여성 BJ, '임신·중절' 폭로하고도 벌금형 받은 이유
구독자 80만 남성 BJ 상대로 폭로전
법원 "내용은 진실이나 공익성 없다" 유죄 판결
민사 소송 가능성은 열려 있어

남성 BJ의 임신·중절 사실을 폭로한 여성 BJ가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스토킹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유명 남성 BJ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중절 수술을 받았다고 폭로한 여성 BJ A씨. 법원은 A씨의 폭로 내용이 진실임을 인정하면서도, 그녀에게 벌금 3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진실을 말하고도 전과자가 된 아이러니. 법은 왜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을까.
"팩트 폭격도 죄가 되나요?" 네, 됩니다.
A씨가 유죄를 받은 핵심 죄목은 '정보통신망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다. 우리 형법은 허위 사실뿐만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공개해 남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도 처벌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폭로 내용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처벌받지 않는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폭로를 공익이 아닌 사적 보복으로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폭로 과정에서 욕설("미친XX")을 섞고 상대방인 구독자 80만 남성 BJ B씨와의 대화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했다. 법원은 이를 두고 "비방할 목적이 다분하다"고 봤다. 결국 "억울해서 알렸다"는 A씨의 항변은 법적으로 "상대방을 망신 주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문자 80통, 사랑싸움 아닌 '스토킹'
A씨의 또 다른 죄목은 '스토킹 처벌법 위반'이다. 남성 BJ B씨가 연락을 거부했음에도 80차례나 전화하고 문자를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스토킹 범죄 성립의 핵심은 지속성과 반복성이다. 통상적으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연락하거나 ▲상대방의 거절 의사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거나 ▲내용이 공포심을 유발한다면 2~3회 만으로도 스토킹이 성립할 수 있다.
A씨의 경우 "왜 나를 버렸냐", "임신 중절 시켜놓고 연락 무시하냐"는 식의 문자를 보냈다. 법원은 이를 단순한 호소나 연인 간의 다툼이 아닌, 상대방을 괴롭히는 스토킹 행위로 규정했다.
벌금 냈으니 끝? 민사 소송은 별개
형사 재판은 벌금형으로 마무리됐지만, 두 사람의 악연은 민사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성 BJ A씨는 남성 BJ B씨를 상대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임신·중절 과정에서 B씨가 배려하지 않았거나 무시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정신적 위자료를 받을 길이 열린다. 중절 수술 비용 또한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B씨 역시 A씨의 명예훼손과 모욕으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이미 형사 재판에서 A씨의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민사 소송에서도 B씨가 승소할 확률이 높다.
다만, 법원이 배상액을 산정할 때 B씨가 임신·중절 과정에서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을 참작한다면, B씨가 받을 배상 액수가 깎이는 '과실상계'가 적용될 여지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