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에 집 불태워 살해한 남자, 징역 30년 받고도 전자발찌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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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통보에 집 불태워 살해한 남자, 징역 30년 받고도 전자발찌 ‘면제’

2025. 10. 27 16:5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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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피해자 신고 불만으로 방화, 살인의 고의와 보복 목적 모두 인정"

다만 재범 위험성 '엄격 심사' 기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건의 피고인 A씨(64)는 2023년 10월경부터 피해자 C씨(63·여)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동거해왔다.


그러나 관계는 2024년 4월 22일, A씨가 피해자의 과거 채무 사실을 두고 다투던 중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리면서 파국을 맞았다. 이 폭행으로 피해자는 좌측 척골, 요골 폐쇄성 골절 등 약 10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해를 입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는 A씨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주거지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생활비 부담 등을 주장하며 퇴거를 거부했고, 피해자가 A씨의 짐을 밖에 내놓자 낫으로 창문을 깨고 침입하는 등 행위를 지속했다.


결국 피해자는 A씨를 상해죄로 형사 고소했고, 수원가정법원은 2024년 5월 9일 A씨에게 피해자 주거지 즉시 퇴거 및 접근금지(100m 이내)를 명령하는 임시조치결정을 내렸다.


같은 날 A씨는 경찰과 동행해 짐을 챙겨 퇴거했다.


임시조치 결정 당일, "재산적 손해만 주려 했다"는 주장은 왜 기각됐나

A씨는 임시조치 결정으로 자신이 공을 들여 가꾼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는 생각에 강한 불만과 분노를 품게 됐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 후인 2024년 5월 9일 밤 9시 57분경, 피해자의 주거지 뒷편 창문을 통해 침입했다.


A씨는 안방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며 피해자에게 나오라고 소리쳤으나, 피해자가 응하지 않자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로 거실 벽면의 단열벽지에 불을 붙였다. 불길은 주거지 건물 전체로 번졌고, 피해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A씨 측은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재산적 손해를 가하려 했을 뿐 살해하거나 보복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원지방법원 제14형사부는 A씨의 주장을 배척하고 살인의 고의와 보복의 목적을 모두 인정했다.


살인의 고의 인정 근거


  • 범행 방법의 위험성: 벽지에 불을 붙이면 집 전체가 빠르게 전소되며, 화염과 유독성 물질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 피해자의 예상 반응: 가정폭력과 접근금지 명령 상황에서 피해자는 A씨가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 생각할 리 없으며, 오히려 보복·살해를 위한 극단적 행동으로 판단해 문을 잠근 채 경찰에 신고했다.


  • 구호 조치 부재: A씨는 불이 번지는 상황에서 안방 문을 두드린 외에 피해자를 구호하려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


보복의 목적 인정 근거


  • 범행 동기: 피해자의 형사 고소와 임시조치 결정으로 주거지에서 쫓겨나게 된 데 대한 깊은 좌절과 분노에 휩싸인 점.


  • 범행 시기: 임시조치결정을 받고 짐을 반출한 불과 몇 시간 후에 범행을 저지른 점.


  • 피고인 진술: A씨 스스로 범행 이유에 대해 "피해자에게도 고통을 주려는 생각"이었다고 진술한 점.


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A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살인등),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폭행치상, 주거침입,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한 A씨에 대해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징역 30년 선고에도 '전자발찌'는 기각된 이유

검찰은 A씨가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며 형 집행 종료 후 전자장치 부착명령(전자발찌)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보호관찰보다 신체의 자유 등에 대한 제약이 훨씬 크므로 재범의 위험성을 보다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부착명령 기각 사유


  • 전과 내역: 폭력범죄로 3회 처벌받은 전력은 있으나, 살인 관련 전력은 없고, 상해 전력도 살인 범죄를 다시 저지를 만큼 높은 폭력적 성향을 보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범행의 특수성: 이 사건 범행은 A씨와 피해자 사이의 특정한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폭력성이 발현된 것은 아니다.


  • 피고인의 연령 및 건강: A씨가 현재 64세로, 징역형 집행 종료 후 예상되는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다시 살인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다른 재범 방지 수단: 장기간의 징역형(30년)과 형 집행 종료 후 5년간의 보호관찰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법원은 A씨에게 장기간의 징역형과 보호관찰을 명령하는 것 외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까지 부과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재범 위험성이 상당한 개연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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