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 시비, 사진 찍어 올리면? 명예훼손·스토킹·개인정보보호법 위반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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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차 시비, 사진 찍어 올리면? 명예훼손·스토킹·개인정보보호법 위반될 수도

2025. 09. 12 12:4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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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반복 게시 예고는 스토킹, 허위사실은 명예훼손…형사 고소로 합의 압박 가능”

“창피한 줄 알라”며 차량번호 공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눈에 띌 때마다 사진과 글을 계속 올리려구요. 창피한 줄 알아야죠.” 아파트 주차 문제로 한 이웃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차량 번호판을 공개하며 남긴 댓글이다.


단순한 갈등으로 시작된 이 사건은 한 가정을 법적 분쟁과 깊은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


사건은 지난 9월 8일, A씨가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자신의 차량 번호판 사진이 담긴 게시물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게시물에는 “매번 주차 자리가 아닌 곳에 차를 댄다”는 비난과 함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즉시 사과와 함께 사정을 설명하는 댓글을 달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게시물 작성자는 “실질적으로 통행에 방해가 됐다”고 반박하며 반복 게시를 예고하는 댓글까지 남겼다.


A씨의 공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차량에 부착된 주차 카드에는 동·호수가, 앞 유리에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있어 신상 노출의 위험이 컸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지적하며 삭제를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결국 “삭제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뒤에야 게시물은 사라졌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의 ‘공개 저격’이 남긴 상처는 깊었다.


평소 조현병을 앓던 A씨의 아내가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아 불안과 환청 증세가 다시 악화된 것이다.


“통행 방해했다”는 이웃, 블랙박스엔 다른 진실?

A씨는 억울함을 풀기 위해 증거를 모았다. 그가 확보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은 사건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영상에는 게시물 작성자가 A씨의 차량 사진을 찍는 모습과 함께, 정작 본인 차량은 A씨 차량과 무관한 곳에 있어 ‘통행 방해’ 주장이 허위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는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한 악의적 공격일 수 있다는 정황이다.


A씨는 원본 게시물과 모든 댓글을 캡처하고, 관리사무소에 신고하며 협조를 요청했던 통화 내용까지 녹취했다. 이 증거들은 향후 법적 다툼에서 상대방의 ‘고의성’을 입증할 핵심 자료가 될 전망이다.


차량 번호판 공개, 단순 해프닝 아닌 '복합 범죄'?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이웃 갈등을 넘어 여러 형사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복합적인 사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한병철 변호사는 “공개된 커뮤니티에서 특정 차량 번호판과 동호수·연락처가 유추될 수 있었다면 개인정보 공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차량 번호판 역시 그 자체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도 유력하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통행 방해’ 주장이 블랙박스 영상으로 반박될 수 있다면, 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격적 표현으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불특정 다수가 보는 온라인 공간에 허위 사실을 올려 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특히 법조계는 “계속 올리겠다”는 반복 게시 예고에 주목한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해당 발언은 반복 촬영 및 게시 예고로서 스토킹처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반복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 자체가 범죄 구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과와 배상, 어떻게 받아낼 수 있나

전문가들은 A씨가 확보한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최근 주차 시비 고소에 경찰이 소극적인 경우가 있어, 법리적으로 잘 구성된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기관의 진정성 있는 수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대방이 정식 입건되어야 합의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형사 고소는 그 자체로 처벌을 목표로 하지만, 상대방을 합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변호사들은 A씨가 원하는 ▲정식 사과 ▲재발 방지 확약서 ▲200~300만 원 수준의 합의금 요구가 충분히 현실적이라고 본다. 특히 아내의 정신질환이 악화된 점은 민사소송 시 ‘특별손해’로 인정받아 위자료 증액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확보한 증거가 명확해 법적 대응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단순한 주차 시비가 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가족 전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사건으로 비화한 셈이다.


법의 잣대가 이웃 간의 갈등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A씨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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