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거절로 10대 살해한 파키스탄 남성에 사형 선고…한국이었다면?
구애 거절로 10대 살해한 파키스탄 남성에 사형 선고…한국이었다면?
국내 사형 선고 기준은 극히 예외적
다수 피해·성범죄 등 복합 요건 있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10대 유명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교제를 거듭 거절당한 22세 남성이 지난해 6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당시 17세였던 유명 틱톡 스타 사나 유사프를 총격으로 살해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자택 주변을 수 시간 동안 배회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사건을 맡은 파키스탄 법원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한국 형사법 적용 시 살인죄 성립과 양형 기준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국내 형사법 체계에 대입해 보면 법리적으로 명백한 살인죄가 성립한다.
피고인이 수 시간 전부터 피해자의 자택 주변을 배회하다가 총기로 살해한 행위는 형법 제250조 제1항에 규정된 살인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도 피해자를 살해할 것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이상 계획적이고 확정적인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살인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이 사건은 구애 거절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보통 동기 살인' 혹은 '비난 동기 살인'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여기에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적 살인'이라는 특별가중인자가 결합되면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는 징역 1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 이상으로 가중된다.
국내 법원의 엄격한 사형 선고 기준
국내 형사 재판에서 동일한 사건이 진행된다면 사형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대법원은 사형을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규정하고 있으며, 누구라도 정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분명한 경우에만 허용한다는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형을 선고할 때는 범인의 연령, 범행 동기, 사전계획 유무,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 수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철저히 심리해야 한다.
실제로 국내의 유사한 구애 및 이별 거절 살인 판례를 살펴보면 법원은 대체로 무기징역이나 장기 유기징역을 선고하는 경향을 보인다.
구애 거절 후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거나, 이별 통보에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살인한 사건에서 징역 30년이 선고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파키스탄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1명인 점, 피고인의 나이가 22세로 비교적 젊은 점, 범행 수법이 총기 1회 사용에 그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 법원에서는 사형보다 무기징역이나 징역 20~30년 수준의 판결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미성년자 대상 살인 사건 사형 전례와의 비교
한국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 중 실제로 사형이 선고된 전례들은 이번 파키스탄 사건과 비교해 한층 더 무겁고 복합적인 가중 사유들을 포함하고 있다.
교제 거절 후 주거에 침입해 피해자와 그 동생까지 총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의 경우, 사건을 맡은 울산지방법원이 치밀한 사전 준비와 범행의 잔혹성 및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점을 근거로 사형을 선고했다.
또한 성폭력 전과자가 출소 후 다시 12세 미성년자를 납치·강간한 후 살해하고 사체를 물탱크에 넣어 시멘트로 봉인한 사안에서는, 사건을 맡은 부산지방법원이 극도로 잔인한 범행 수법과 교화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금전 갈취 목적으로 미성년자를 유인해 살해한 뒤 부모를 협박한 대법원 판례 등이 사형이 확정된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국내 재판 체계에서는 성범죄와의 결합, 다수의 피해자, 극도로 잔인한 사체 훼손 및 은닉, 중한 동종 전과 등의 요건이 복합적으로 인정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사형을 선택하는 원칙을 취하고 있다.
반면 가중 사유가 제한적이거나 교화 및 갱생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판단되는 단독 살인 사안에서는 사형 대신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무기징역이나 장기 징역형을 선고하는 가치 판단 체계를 유추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