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상이 인터넷에" 신고했더니 '무고죄' 경고, 피해자가 죄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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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상이 인터넷에" 신고했더니 '무고죄' 경고, 피해자가 죄인 되나

2025. 09. 25 15:53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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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실제 피해 사실 기반한 합리적 의심은 정당한 권리 행사

고의적 허위 신고 아니면 처벌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불법촬영물 유포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다가 '무고죄' 경고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고의적 허위 신고가 아니면 처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의 성관계 영상이 인터넷에 떠도는 끔찍한 현실에 용기를 내 경찰서를 찾은 여성이 '무고죄' 경고를 받았다.


피해 사실을 신고한 피해자가 오히려 잠재적 피의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공포가 한 피해자를 덮쳤다.


"내 영상이 떠도는데 신고하면 내가 죄인 되나요?"

어느 날 A씨는 한 성인 사이트에서 자신의 얼굴이 고스란히 담긴 성관계 영상을 발견했다. 영상 속 남성은 식별이 어려웠지만, A씨 자신은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었다.


촬영 시점이나 장소조차 가물가물한 혼란 속에서, A씨는 과거 인연이 있던 한 남성을 유포자로 특정해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을 잡아달라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하지만 수사관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무고죄로 고소당할 수 있다. 그 위험을 감수하고 신고를 진행하라"는 취지의 안내를 받은 것이다. 피해를 구제받기 위한 길이 자신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는 두려움이 A씨를 짓눌렀다.


피해자의 신고, 정말 '무고죄' 덫이 될까

A씨의 사례처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가해자를 신고했다가 무고죄 위험을 안내받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그렇다면 A씨의 신고는 정말 무고죄의 덫이 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한다.


무고죄의 핵심은 '고의로 꾸며낸 허위 사실'을 신고했는지 여부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질문자님은 실제로 본인의 얼굴이 식별되는 성관계 영상을 성인 사이트에서 발견한 것이 사실이므로 허위신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정중동의 김상윤 변호사 역시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사실에 근거해 신고한 경우, 설령 수사 결과 피의자가 혐의를 벗더라도 무고죄가 쉽게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건은 '없는 사실'을 만들어냈는지가 아니라, '있는 사실'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의심했는지다.


법률사무소 제일로의 배경민 변호사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그 영상을 유포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을 합리적으로 의심하여 신고한 것은 허위 신고가 아닌, 정당한 고소권의 행사"라고 강조했다. 즉, A씨의 신고는 거짓말이 아닌,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라는 것이다.


경찰의 '무고죄 경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그렇다면 경찰은 왜 무고죄를 언급하며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듯한 안내를 했을까. 이는 무분별하거나 악의적인 고소를 막기 위한 원론적 절차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경찰에서는 통상 겁을 주면서 고소 의지를 꺾는 발언을 많이 한다"며 "허위 사실을 꾸며서 고소한 것이 아니니 무고를 걱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되, 몇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빈센트의 남언호 변호사는 "진술 시 '유포했다고 단정'하기보다, '가능성이 있어 수사를 요청했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제안했다.


자신의 주관적 확신이 아닌, 합리적 의심의 근거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법 촬영물 유포는 피해자의 영혼을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다.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것은 처벌받아야 할 행위가 아니라, 범죄를 바로잡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이다.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하며, 피해자 역시 무고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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