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엘리베이터의 비명, 12세 소녀의 피눈물…가해자 부모의 '방치'가 낳은 비극
[단독] 엘리베이터의 비명, 12세 소녀의 피눈물…가해자 부모의 '방치'가 낳은 비극
'상속 포기'로도 피할 수 없었던 법의 심판
우울증 징후 알면서도 방관
미성년자 자녀 범죄, 부모에게 남겨진 무거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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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2년 7월, 한 고등학생의 끔찍한 범죄로 인해 12세 소녀와 그 가족의 삶이 산산조각 났다.
홀로 귀가하던 소녀 A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B가 휘두른 칼에 찔려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은 A와 가족들은 가해 학생 B의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가해 학생의 부모가 상속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책임을 지게 되며, 사회에 큰 질문을 던졌다.
범죄의 그림자 방치된 경고 신호들
사건 당시 B는 만 17세의 고등학생이었다. 그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정신적 불안정 증세를 보이며 자살 충동과 범죄에 대한 생각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B의 담임교사는 이 사실을 알고 B의 부모에게 지속적으로 알렸다.
그러나 부모는 이러한 경고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으로 보인다. 교사가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음에도, B의 부모는 "당장 치료할 생각은 없고 방학 때나 가보겠다"며 방관했다.
심지어 범행 당일, B가 "오늘 죽을 것 같다," "범죄를 저지를 것 같다"고 말하자 담임교사는 부모에게 직접 학교로 오라고 요청했으나, 부모는 이를 거절하고 B를 혼자 귀가하게 했다.
법원의 판단 '감독 의무' 위반에 대한 명확한 책임
B의 부모는 소송이 시작되자 아버지는 한정승인을, 어머니는 상속 포기를 신고하며 아들의 빚을 포함한 상속재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상속 포기는 사망자의 빚을 상속받지 않는 법적 절차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상속 포기와 별개로, 부모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보호·감독의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다.
B가 평소 칼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고, 교사의 거듭된 경고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 과실이라고 본 것이다.
이러한 감독 의무 위반이 B의 범죄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 재판부는 B의 부모가 피해자 가족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억대 손해배상 책임의 무게를 묻다
법원은 가해 학생의 부모가 피해자인 A에게 1억 3,802만 원을, 그리고 A의 부모와 남동생에게도 위자료를 포함해 총 1,574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비록 가해 학생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를 방치한 부모의 책임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판결은 부모의 '감독 의무'가 단순한 도덕적 책임이 아니라 법적 책임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자녀의 행동에 대한 부모의 책임은 결코 면제될 수 없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됐다.
[참고] 춘천지방법원 2022가단38409 판결문 (202412.17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