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장도 맞들면 낫다⋯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기 사건, 함께 고소하는 게 유리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기 사건, 함께 고소하는 게 유리
피해자가 여럿인 '사기 사건', "다 함께 고소하라" 변호사들이 추천하는 이유
합의금은 '채권 비율'에 따라 배당⋯고액 사기 피해자에게 큰 불이익 없어

변호사들은 "사기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은 피해자들이 연합해서 대응하는 것이 더 좋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아, 내 돈.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집에 가보니 텅 비어 있었다. 흔적도 남기지 않고, 그 사람이 사라져 버렸다. 나의 소중한 1억 3000만원을 가지고.
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B씨.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해 돈을 맡기길 여러차례였다. 그러던 중 휴대전화가 며칠째 꺼져 있어 조금 걱정이 됐다.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찾아간 그 날. A씨는 사기당한 사실을 알았다.
A씨는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이미 다른 피해 신고가 접수돼 있다. A씨 말고도 당한 사람이 더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자수만 6명. 피해 금액은 2000만원부터 1억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이 괘씸한 사기꾼을 꼭 잡아 처벌하고 싶다. 이런 사건에서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고소하는게 사건 처리에 더 유리하다고 들은 A씨. 하지만, 피해 액수가 가장 큰 A씨는 그렇게 했다가 자기가 받을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될 까봐 걱정이 든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B씨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당초에 말했던 부동산 투자 용도로 쓰지 않았거나, 경제적 능력이나 반환 의사 없이 피해자를 속여 금전을 취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기죄가 성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많은 변호사들이 입을 모아 "함께 고소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피해자가 하나가 돼 고소하면 수사 속도나 합의 진행 등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① 신속한 수사 가능
나우 법률사무소의 장준환 변호사는 "피해자가 여럿이고 피해액이 합쳐서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정경제범죄법)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다 같이 고소해 구속 수사를 요구하는 방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되면 형량도 훨씬 무거워지고, 수사기관도 사건을 더 중요하게 다룬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여러 명이 합쳐서 피해 금액이 커질수록 수사기관에서 더 신속히 수사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장점으로 얘기했다.
법무법인 오라클 성남분사무소 박현민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함께 고소하면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가 크다는 점이 더 잘 드러나고, 사기 범행 수법과 편취 범의 등도 명확해져 혐의를 인정하고 엄정하게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데 이점이 있을 거라는 취지였다.
② 변호사 선임 비용 절감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변호사를 선임해 함께 처리하면 변호사 선임비용을 줄일 수 있고, 형사 합의가 안 되면 손해배상청구소송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A씨가 우려한 것 처럼 피해자들이 함께 모여 고소할 경우, 고액 사기 피해자는 합의 시 불리할까?
법무법인 법승의 이서인 변호사는 "단체로 고소한다고 고액 사기 피해자에게 불리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도 "만약 B씨의 재력이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를 모두 복구해줄 정도가 못되면, 일반적으로 각자의 채권액에 비례하여 받아가게 된다"고 말한다. 김명수 변호사도 "합의 시에는 각 피해 금액에 비례하여 합의 금액을 나누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현민 변호사는 "형사합의금 배당은 대부분 피해액 비율이 반영된다"며 위 의견에 동의했지만, "피해자들이 따로 정한 비율에 따라 나눌 수 있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