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있을 거면 안 뽑았다" 폭언…출근 나흘 만에 문자로 퇴사, 괜찮을까
"그렇게 있을 거면 안 뽑았다" 폭언…출근 나흘 만에 문자로 퇴사, 괜찮을까
계약 기간 없는 아르바이트
갑자기 그만두면 손해배상 책임 져야 하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새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나흘 만에 퇴사를 결심한 A씨. 일이 맞지 않는 데다 매니저의 폭언과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이다.
주말에 문자로 퇴사를 통보하려는데, 갑작스러운 퇴사로 인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까 봐 걱정이다. A씨는 법적 문제 없이 일을 그만둘 수 있을까?
출근 나흘 만에 퇴사 결심… "하루 2~3번씩 폭언"
A씨는 최근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월, 화, 목, 금 나흘간 출근했다. 이틀째 되던 날 근로계약서도 작성했다. 하지만 계약서에는 근로 개시일만 있을 뿐, 언제까지 일한다는 근로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문제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고, 근무 환경도 기대와 달랐다는 점이다. 매니저는 하루에도 두세 번 이상 "그렇게 있을 거면 내가 너 안 뽑았다"는 등의 말을 했다.
게다가 계약된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였지만, 10분씩 늦게 퇴근하거나 업무 시작 시간 전에 일을 하도록 강요받아도 추가 수당은 없었다. 결국 A씨는 주말에 문자로 퇴사 의사를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계약 기간 없으면 언제든 퇴사 가능…'손해배상'은 어려워
A씨가 손해배상 책임을 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A씨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근로 기간'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이다.
변호사들은 이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근로자는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민법상 해지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하지만, A씨처럼 단기간 근무했고 인수인계할 업무도 없는 경우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퇴사 통보 후 출근하지 않더라도 무단결근으로 처리돼 그 기간의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 외에 다른 법적 불이익은 없다는 의미다.
한 변호사는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일손 부족' 등은 통상적인 사업 운영의 위험으로 볼 뿐, 근로자의 퇴사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 역시 "근무 기간이 매우 짧고 업무 대체가 용이한 아르바이트의 경우, 퇴사로 인해 사업장에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했다고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조 변호사는 "매니저의 부적절한 언행,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등은 퇴사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문자 통보, 괜찮을까? "오히려 증거로 좋아"
문자로 퇴사를 통보하는 방식 자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오히려 추후 분쟁을 막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한대섭 변호사는 "주말에 문자로 퇴사 의사를 밝히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나중에 '그런 말 들은 적 없다'는 딴소리를 못 하도록 증거가 남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법무법인 중앙이평 지하림 변호사는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등에서 따로 퇴사 절차를 정하고 있는지 등에 따라 배상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며 "가능하다면 회사와 원만하게 협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를 권유한다"는 신중한 의견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