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도 놀란 '왕릉 골프 스윙'⋯단순 해프닝 아닌 중범죄다
외국인 관광객도 놀란 '왕릉 골프 스윙'⋯단순 해프닝 아닌 중범죄다
"여긴 골프 쳐도 되나요?" 외국인 질문에 얼굴 '화끈'
명백한 중범죄

경북 경주시 왕릉 잔디밭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남성의 모습. /JTBC 뉴스 캡처
"나라 망신"이라는 공분을 산 '왕릉 골프' 남성, 단순한 비매너를 넘어 중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경주 내물왕릉(사적 188호)의 신성한 잔디밭을 개인 골프 연습장처럼 사용한 행위는, 법적으로 최대 5년의 징역형까지 가능한 명백한 범죄 행위다.
사건은 지난 19일, 경주를 찾은 한 외국인 관광객의 카메라에 포착되며 알려졌다. 흰색 상의를 입은 한 남성이 유유히 골프채를 휘두르는 모습에 놀란 관광객은 한국인 친구에게 "왕릉에서도 골프를 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황당한 질문에 사진을 받아본 친구의 가족이 경주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청 측은 "CCTV가 없어 남성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잔디 훼손 아니다…'문화재보호법' 따라 최대 징역 5년
이 남성의 행위는 단순한 재물손괴를 넘어 '문화재보호법' 위반 소지가 매우 크다. 문화재보호법은 우리 민족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일반 형법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핵심은 문화재 현상 변경(문화재보호법 제99조) 혐의다. 이 조항은 허가 없이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골프 스윙으로 잔디가 파이는 '디봇' 자국을 남겼다면, 이는 왕릉의 현상을 변경한 명백한 증거가 된다.
만약 훼손 정도가 심각하다면 처벌 수위는 더욱 높아진다. 문화재보호법 제92조는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하거나 그 효용을 해친 자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중형으로 다스린다. 비록 이번 사건이 3년 이상의 징역형까지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문화재 훼손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잔디 값' 물어야
형사 처벌을 피하더라도 민사상 책임은 별개다. 국가는 이 남성을 상대로 훼손된 잔디의 복구 비용 일체를 손해배상(민법 제750조)으로 청구할 수 있다.
나아가 '부당이득' 반환 책임도 물을 수 있다. 골프 연습장 비용을 내지 않고 국유지인 왕릉을 무단으로 사용해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인근 골프 연습장 이용료에 상응하는 금액을 국가에 반환해야 할 의무도 있다.
결국 한순간의 그릇된 판단이 '나라 망신'은 물론, 징역형과 배상 책임이라는 법적 심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인 셈이다. 경주시가 "CCTV가 없어 추적이 어렵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추가 제보나 다른 단서가 나올 경우 수사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