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맛 때문에 망친 생일…환불 받고도 '정신적 피해 보상' 요구한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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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맛 때문에 망친 생일…환불 받고도 '정신적 피해 보상' 요구한 손님

2025. 09. 17 12:2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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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생일 케이크 주문 후 "맛이 다르다" 항의

절반 넘게 먹고 남은 것만 환불 요구

아이 생일 케이크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환불을 요구한 손님. 업주는 사과와 환불을 했지만, 손님은 정신적 피해까지 주장했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10년간의 암 투병 끝에 작은 디저트 가게를 열어 소소한 행복을 찾던 A씨. 정성껏 만든 케이크를 절반 이상 먹고도 "기분을 망쳤다"며 정신적 피해 보상까지 요구하는 손님 앞에서, A씨는 자신이 어디까지 사과하고 책임져야 하는지 혼란에 빠졌다.


"프라이드치킨 시켰는데 양념치킨 온 꼴"

사건은 지난달 말, 한 손님이 아들 생일 파티에 쓸 곰돌이 모양 마들렌 케이크를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아이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해 마들렌을 초코맛으로 만들었다. 맛에 대한 별다른 합의는 없었지만, 이것이 갈등의 불씨가 됐다.


케이크를 찾아간 손님은 잠시 후 전화를 걸어 "초코맛을 원한 적 없다. 색깔이 너무 어둡다"고 항의했다. A씨는 자신이 보여준 예시 사진과 색이 다른 점을 인정하고 즉시 사과했다.


하지만 손님은 다음 날 "우리가 손해가 너무 크다"며 가격 할인을 요구했다. A씨가 "얼마를 원하시냐"고 묻자, 손님은 "프라이드치킨을 시켰는데 양념이 온 꼴"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결국 손님은 "반은 먹었으니 2만원을 보내달라"고 요구하며, 총 12개의 마들렌 중 4개만 가게로 돌려보냈다. 이미 3분의 2는 먹어치운 뒤였다. A씨는 4개 값인 1만 1400원을 손님 계좌로 입금하며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랐다.


그러나 손님의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기분 좋은 생일에 업체 실수로 원치 않은 케이크를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피해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A씨를 압박했다.


사과하고 환불해줬는데…정신적 피해도 물어줘야 하나

A씨는 억울했다. 실수에 대해 사과했고, 손님이 먹다 남긴 케이크 값까지 환불해줬다. 그런데도 정신적 피해라는 명목으로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과연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손님의 요구는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


우선, A씨는 손님과의 계약(케이크 제작 및 판매)에 따라 제품을 제공했다. 맛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없었기에 초코맛으로 만든 것이 계약의 본질적인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제품에 하자(초코맛)가 있었다고 해도, A씨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사과와 환불 조치를 통해 피해를 해결하고 보상하려는 노력을 다했다.


가장 큰 쟁점인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 요구는 법원의 문턱을 넘기 매우 어렵다. 우리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약을 어기거나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물건값을 환불해주거나 손해를 배상해주면 정신적 고통도 함께 회복된 것으로 본다.


양지열 변호사는 JTBC '사건반장'에서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정도로 정신적 피해 배상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물건값을 물어주면 법적으로 피해 배상은 없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는 생명이나 신체, 명예 등 인격적 가치가 심각하게 침해됐을 때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생일 파티의 기분을 망친 정도의 일상적인 불쾌감이나 스트레스는 법이 규정하는 배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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