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인 줄 알았는데” 사실혼 관계 남편 믿고 2400만원 썼다가 횡령범 된 여성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계약금인 줄 알았는데” 사실혼 관계 남편 믿고 2400만원 썼다가 횡령범 된 여성

2025. 09. 24 07:4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조계 “공소취소는 어려워 피해자와의 합의 후 ‘선고유예’가 최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동산 계약금을 받았는데 은행이 홀드를 걸었다, 정상적인 거래라고 말해서 계좌를 풀어달라.”


10년간 믿고 의지했던 남자의 이 한마디가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다.


헤어진 사실혼 배우자의 말을 믿고 통장에 들어온 돈 2,400만 원을 썼다가 한순간에 '횡령범'이 되어 법정에 서게 된 한 여성.


그는 이제 전과자가 될 기로에서 “재판 없이 끝낼 방법은 없느냐”며 눈물로 호소한다.


믿었던 남자의 '계약금', 생활고에 손 댄 2,400만 원의 대가

여성 C씨에게는 10년간 동고동락한 사실혼 관계의 남성 A씨가 있었다. 3년 전 관계가 파탄 나기 전까지, A씨는 자신의 신용 문제를 이유로 C씨 딸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사용해왔다.


이별 후 생활비를 전혀 받지 못해 빚까지 떠안게 된 C씨에게 어느 날 A씨로부터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계약금을 받았는데 은행이 홀드를 걸었으니 풀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딸의 통장에는 3,000만 원이라는 거액이 입금돼 있었다.


은행에서도 보이스피싱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걸려왔지만, 송금인과 C씨 모두 정상적인 송금이라고 확인하자 묶여있던 돈은 풀렸다.


C씨는 이 돈이 당연히 A씨의 계약금이라고 생각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고민 끝에 이 돈 중 2,400만 원을 인출해 밀린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


하지만 이 돈은 A씨의 계약금이 아니었다.


엉뚱한 계좌로 돈을 잘못 보낸 '착오송금'이었던 것이다. 돈의 진짜 주인인 B씨는 C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과 검찰 조사를 거친 C씨는 결국 '불구속 구공판'(체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식 재판에 넘겨짐) 처분을 받고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돈 갚으면 재판 취소되나요?" 법조계 "횡령죄, 합의해도 재판 못 멈춰"

법조계가 '공소취소는 어렵다'고 단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횡령죄의 법적 성격 때문이다. 폭행죄 등과 달리 횡령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도 재판을 멈출 수 없는 범죄(반의사불벌죄가 아님)다.


돈을 모두 갚고 합의서를 받아도, 이미 국가의 이름으로 시작된 재판을 검사가 마음대로 거둬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피해 금액을 변제하고 합의했다는 사실은 나중에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유리한 요소가 될 뿐, 재판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지는 못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전과 피할 마지막 희망, '선고유예'라는 좁은 문

그렇다면 C씨가 전과자라는 낙인을 피할 길은 정말 없는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며 '선고유예'라는 마지막 희망을 제시한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에 따르면 '선고유예'란, 유죄는 맞지만 형의 선고를 미뤄주고 2년이 무사히 지나면 사건 자체가 없던 일(면소)이 되는, 사실상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최상의 결과다.


변호사들이 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한 '유일한 열쇠'로 공통적으로 지목한 것은 바로 '피해자와의 진심 어린 합의'다.


결국 C씨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지금이라도 피해 금액 2,400만 원을 전액 변제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받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전액 변제를 전제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집행유예나 그에 준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초범이라는 점도 참작 요소가 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 역시 “전액 변제와 함께 진정성 있는 반성문, 탄원서 등을 준비하면 법원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10년간 이어진 믿음이 낳은 비극적 사건. 이제 C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딱한 사정을 소명하고, 피해자의 용서를 구해 '전과자'라는 낙인을 피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을 앞두고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