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지우고 6개월만 버티면 끝?…'6개월 함정'에 빠진 누리꾼의 착각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악플 지우고 6개월만 버티면 끝?…'6개월 함정'에 빠진 누리꾼의 착각

2025. 10. 02 16:3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모욕죄 고소기간, 댓글 삭제 시점 아닌 '피해자 인지'가 기준…법조계 "캡처 증거 있으면 처벌 가능"

A씨가 연예인 관련 악플을 달았다가 지운지 6개월이 지났다. 이제 모욕죄 고소기간이 지나 안심해도 될까?/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연예인 악플을 지우고 6개월만 버티면 된다? 모욕죄 고소기간을 둘러싼 치명적 오해가 한 누리꾼을 법적 공포로 몰아넣었다.


한 누리꾼이 연예인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달았다가 뒤늦게 삭제했다. 그는 댓글을 지운 시점으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모욕죄의 고소기간이 끝나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그의 생각이 ‘치명적인 착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댓글 삭제 버튼 하나만 믿고 안심하기엔 너무 이른 것이다.


"댓글 삭제 버튼만 믿었는데…'6개월'의 진짜 의미는?"


사건의 발단은 한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창이었다. 익명의 그늘에 숨어 연예인을 향한 모욕적인 글을 썼던 A씨. 그는 지난 3월 1일, 문득 불안감에 휩싸여 해당 댓글을 삭제했다. A씨는 모욕죄가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재판을 할 수 있는 범죄)’이며 고소기간이 6개월이라는 사실에 기댔다. 그는 “10월부터는 6개월이 지나니 고소당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하지만 법의 시계는 A씨의 생각과 다르게 흘러간다. 형사소송법 제230조에 명시된 고소기간 6개월은 댓글을 작성하거나 삭제한 날이 아닌, 피해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계산된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피해자인 연예인이 악플을 인지한 시점부터 6개월이 시작된다”며 “댓글 작성일이나 삭제일은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사라진 댓글, '캡처' 한 장에 덜미 잡히나"


A씨는 또 다른 방패막이도 믿고 있었다. 바로 ‘증거 소멸’이다. 그는 “내가 댓글을 3월 1일에 삭제했으니, 그 이후 날짜로 찍힌 캡처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 디지털 시대의 법적 현실을 간과한 판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피해자나 소속사는 실시간으로 악성 댓글을 모니터링하며 증거를 수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씨가 댓글을 삭제하기 전 누군가 화면을 캡처해 뒀다면, 이는 법정에서 유효한 증거로 인정된다.


심준섭 변호사는 “삭제된 댓글이라도 캡처, 서버 기록 등으로 증거가 확보되면 법적 효력이 있다”고 경고했다. 흔적을 지웠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모든 증거는 상대방의 손에 넘어갔을 수 있다는 의미다.


"법의 심판대, '언제 알았는가'에 달렸다"


결국 A씨가 처벌을 피할 수 있는지는 오롯이 피해자인 연예인이 ‘언제 A씨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가’에 달렸다. 만약 연예인 측이 댓글이 삭제되기 전 이미 A씨의 아이디와 댓글 내용을 증거로 확보하고, 수사기관을 통해 신원을 특정했다면 그 시점부터 6개월 안에 고소 절차를 밟으면 그만이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이런 이유로 몇 년 전 댓글에 대해서도 나중에 고소를 하여 처벌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는 까맣게 잊고 있던 과거의 손가락질이 몇 년 뒤 부메랑처럼 돌아와 법적 책임을 묻게 되는 것이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엄연한 범죄이며, 유죄 판결 시 전과 기록이 남는다. 순간의 감정으로 남긴 댓글 한 줄이 인생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