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에게 쏟아진 '인격 모독성' 폭언 고객 갑질, 결국 법의 심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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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에게 쏟아진 '인격 모독성' 폭언 고객 갑질, 결국 법의 심판대로

2025. 09. 25 14:5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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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충전 거절했다가 인격모독

욕설 없어도 모욕죄 성립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이 고객의 핸드폰 충전을 거절했다가 15분간 인격 모독성 폭언에 시달렸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욕설 한마디 없었지만, 듣는 이의 가슴을 무너뜨린 말들은 이제 법의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왜 처음부터 안 해줬나" 15분간의 인격모독

사건은 지난 일요일 오전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시작됐다. 고객 A씨는 근무 중이던 아르바이트생 B씨에게 핸드폰 충전을 요청했다. B씨는 "분실 위험 등으로 모든 손님께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매장 방침을 설명하며 정중히 거절했다.


하지만 A씨는 '윤리적, 도덕적으로 생각해보라'며 B씨를 몰아세웠고, 결국 B씨는 컴퓨터 USB 단자를 이용해 A씨의 핸드폰을 충전해주었다.


평화는 잠시였다. 충전 상태를 확인한 A씨는 돌연 "왜 처음부터 안 해준 거냐", "본인 생각이라고는 전혀 못하는 로봇이냐"며 비웃음과 함께 손가락질을 시작했다.


다른 직원들이 모두 지켜보는 앞에서 약 15분간 이어진 A씨의 '갑질'은 멈추지 않았다. 배달 기사가 도착해 B씨가 양해를 구하자 "아, 한번에 두 가지 일은 잘 못하세요? 왜 저 때문인 것처럼 구세요?"라고 비꼬았다.


B씨가 수차례 사과했지만 "죄송하지도 않은 얼굴로 사과하냐"며 압박했다.


급기야 A씨는 "'맑은 눈의 광인'이란 게 풍자인 줄 알았는데 딱 여기 있네", "너 같은 애가 어떻게 알바하는지 궁금하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B씨는 극심한 수치심에 온몸이 아파올 정도로 울었고, 결국 근무를 이어갈 수 없었다.


욕설 없는데 '모욕죄' 될까? "충분히 가능"

가장 큰 쟁점은 욕설이 없는 A씨의 발언을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다.


법조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형법상 모욕죄(사람을 공연히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는 반드시 욕설을 포함해야 성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신동우 변호사는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면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 역시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표현은 특정인을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으로 지칭하는 것으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직원들이 모두 있는 공개된 장소(공연성)에서 이뤄졌고, "너 같은 애", "로봇" 등의 표현과 손가락질, 비웃음까지 더해져 모욕 혐의가 짙다는 분석이다.


CCTV·정신과 기록, '스모킹 건' 될까

B씨가 확보한 증거들은 법적 다툼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B씨는 현재 정신과 진료 기록과 함께 CCTV 영상, 녹취 파일, 고객 영수증을 확보한 상태다.


법률사무소 온경의 추민경 변호사는 "CCTV 영상, 매장 내 녹취, 영수증, 정신과 진료기록까지 확보한 상황이라면 공연성·모욕성·특정성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CTV 영상과 녹취는 A씨의 행위와 발언 내용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영수증은 가해자를 특정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정신과 진료기록은 A씨의 불법행위로 B씨가 입은 정신적 피해를 증명하는 핵심 자료가 된다.


형사고소 말고 다른 길은 없나

형사고소 외에도 B씨가 택할 수 있는 길은 더 있다.


법조인들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동인의 이철호 변호사는 "모욕과 인격적 침해를 당한 부분에 대하여는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고객응대근로자 보호의무'와도 직결된다. 근로자는 사업주에게 고객으로부터의 분리, 업무 전환, 치료 및 상담 지원 등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정신적 피해가 크다면 산업재해 신청이나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B씨는 A씨를 모욕죄로 형사고소하고, 별도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손님은 왕'이라는 낡은 인식이 여전히 서비스 노동자들의 인격을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이번 사건이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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