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에 1.6억 뜯기고 되레 범죄자로…구제책은?
전 여친에 1.6억 뜯기고 되레 범죄자로…구제책은?
성매매·동영상 협박 피해자, 돈 받으려다 '약식명령' 족쇄

전 여자친구에게 1억 6천만 원을 뜯기고 영상 유포 협박을 당한 남성이, 이 돈을 받으려다 되려 채권추심법 위반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았다./ AI 생성 이미지
1억 6천만 원을 뜯기고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까지 당한 남성이, 떼인 돈을 받으려다 도리어 '채권추심법 위반 교사'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았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뀐 절체절명의 순간, 법률 전문가들은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 청구와 상대방에 대한 형사고소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법조계의 분석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했다.
"월 500만원, 성관계 2~3회"… 1.6억 뜯어낸 스폰서 계약의 실체
사건의 시작은 한 남성이 전 여자친구 A씨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으면서부터다. 남성의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오피스텔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하며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남성을 범죄에 가담시키려 했다.
A씨는 '월 500만 원, 성관계 2~3회' 조건의 스폰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뒤 성매매를 강요하고, 이를 빌미로 1억 6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갈취했다. 심지어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지속적인 협박까지 일삼았다.
남성은 A씨의 범죄 행각이 약 15년간 이어져 왔다고 주장하며 절박함을 토로했다.
돈 받아달라 부탁했다가 '범죄 교사범'으로…왜?
A씨의 연락이 끊기자, 남성은 떼인 돈을 돌려받기 위해 지인에게 A씨로부터 돈을 받아달라고 부탁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인이 A씨에게 협박과 스토킹 행위를 하면서 문제가 꼬였다.
결국 지인은 물론, 돈을 받아달라고 '지시'한 남성까지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채권추심법) 위반 교사' 및 스토킹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게 된 것이다. 억울하게 돈을 떼인 피해자에서 한순간에 범죄 혐의를 받는 '가해자'로 신분이 뒤바뀐 셈이다.
홍윤석 변호사는 "지인에게 돈을 받아달라고 부탁한 과정에서 협박이나 스토킹이 발생했다면 교사범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적으로 사람을 시켜 추심하는 것은 안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7일 내 정식재판 청구"… 전문가들이 제시한 '투트랙' 탈출법
법률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약식명령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강희 변호사는 "약식명령을 받으셨다면 고지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반드시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기한을 놓치면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시완 변호사 역시 "정식재판에서는 상대방의 기망과 협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해당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를 소명하여 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무죄를 다툴 수 있습니다"라며 정식재판 청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A씨의 범죄 혐의에 대한 역공, 즉 형사 고소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광희 변호사는 "성관계 영상 유포를 빌미로 한 협박은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이용 협박에 해당해 중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계약이나 금전 요구 과정에서 기망이나 강압이 있었다면 사기 또는 공갈죄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남성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법원의 선처를 구하는 방어 전략을 취하는 동시에, A씨의 명백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