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저씨 영화처럼 하루만 사는 사람이다" 몽둥이·낫 들고 전처 미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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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저씨 영화처럼 하루만 사는 사람이다" 몽둥이·낫 들고 전처 미행했다

2026. 08. 20 14:4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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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전처 의심해 차량 미행하고 흉기로 협박

95cm 몽둥이로 위협

법원 "집행유예"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저씨 영화 봤냐. 나 아저씨 영화 대사처럼 하루만 사는 사람이다."


영화 '아저씨'에서는 악당을 향해 내뱉은 비장한 대사지만, 현실에서는 이혼한 전처의 지인을 향한 끔찍한 협박이었다. 전처가 새로운 남성을 만난다고 의심한 피고인은 몽둥이와 낫을 들고 범죄를 저질렀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심학식 판사는 특수협박 및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고 밝혔다.


어둠 속 미행, 그리고 95cm 몽둥이와 함께 등장


사건의 발단은 A씨의 의심에서 시작됐다. 그는 이혼한 전처(49·여)의 지인인 B씨(51·남)를 전처의 새로운 연인이라고 확신했다. A씨는 2022년 4월 10일 밤 11시경, 차량을 이용해 B씨를 미행하기에 이르렀다.


안산시 상록구의 한 지구대 앞 노상. 꼬리를 밟힌 것을 눈치챈 B씨가 다가가 거세게 항의하자, A씨는 차 안에 보관하고 있던 총길이 95cm의 육중한 몽둥이를 꺼내 들었다.


손에 몽둥이를 쥔 A씨는 B씨를 향해 "아저씨 영화 봤냐. 나 아저씨 영화 대사처럼 나 하루만 사는 사람이다"라고 소리쳤다.


자신은 잃을 것이 없으니 당장이라도 위해를 가하겠다는, 섬뜩하고도 노골적인 특수협박이었다.


나흘 뒤 이어진 폭주… 골프채 박살 내고 낫 치켜들어 "같이 죽자"


A씨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불과 나흘 뒤인 4월 14일 오후 5시경, A씨는 또다시 전처와 B씨를 미행했다. 안산호수공원 주차장에 차를 댄 두 사람이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목격한 A씨는 이성을 잃었다.


그는 과거 함께 살던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전처의 차량 열쇠로 트렁크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던 시가 300만 원 상당의 골프채 14개를 모조리 꺼내 주차장 기물 위에 올려놓고 발로 밟아 부러뜨렸다.


물건을 부수는 것으로 성이 차지 않은 A씨는 B씨를 주차장으로 불러냈다. 산책을 마친 두 사람이 나타나자, A씨는 이번엔 자신의 차에서 총길이 40cm의 시퍼런 낫을 꺼내 들었다.


A씨는 전처를 향해 낫을 위로 치켜들고는 "집에 가자. 집에 가서 얘기하자. 거절하면 장모님 집에 가서 장모님하고 이야기하자. 같이 죽자"며 끔찍한 협박을 쏟아냈다.


이어 B씨를 향해서도 낫을 휘두를 듯이 올린 채 "전처 만나지 마라"고 소리치며 위협했다.


하지만 결론은 집행유예, 왜?


영화 주인공에 빙의해 몽둥이와 낫을 휘둘렀던 A씨. 징역 1개월에서 최대 10년 6개월까지 처단형이 내려질 수 있는 무거운 혐의(특수협박, 재물손괴)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의 최종 선고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실형을 면한 것이다.


심학식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이혼한 전처가 지인과 교제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피해자들을 미행하다가 위험성이 높은 몽둥이나 낫으로 2회에 걸쳐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 B씨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법원이 집행유예를 결정한 데에는 몇 가지 감경 사유가 작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이전에는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꼽았다.


무엇보다 낫으로 "같이 죽자"는 협박을 당하고, 300만 원 상당의 골프채가 박살 나는 피해를 보았던 전처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됐다.


하루만 사는 사람처럼 흉기를 휘둘렀던 A씨는 전처의 관용 덕분에 가까스로 교도소행을 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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