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로 해외여행 간 경리 과장…13억 횡령해 징역 4년
아파트 관리비로 해외여행 간 경리 과장…13억 횡령해 징역 4년
법정서도 "아파트 위해 썼다" 혐의 부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주민들의 피 같은 관리비 13억이 한 경리과장의 개인 금고로 흘러 들어갔다. 법원은 6년간 범행을 이어온 50대 경리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경리과장 A씨(57)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내 돈처럼 펑펑... 6년간 165차례, 13억 빼돌렸다
강원도 원주의 한 아파트에서 경리과장으로 일하던 A씨의 범행은 대담하고 치밀했다. A씨는 2017년 11월부터 무려 6년 2개월 동안, 주민들이 매달 꼬박꼬박 낸 소중한 관리비에 손을 댔다. 아파트의 허술한 지출 결재 시스템을 악용한 A씨는 자신과 아들의 개인 계좌로 돈을 빼돌렸다. 그 횟수만 165차례, 총액은 13억에 달했다.
이렇게 빼돌린 거액은 A씨의 개인 빚을 갚고, 해외여행 경비로 쓰였으며, 신용카드 대금을 막는 등 철저히 사적인 용도로 증발했다. 주민들의 신뢰를 밑천 삼아 벌인 6년간의 검은돈 잔치였다.
영원할 것 같던 A씨의 범죄는 지난해 초 진행된 아파트 자체 회계 감사에서 마침내 꼬리가 잡혔다. 장부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관리사무소는 즉시 경찰에 고발했다. 수사기관은 제출된 거래 명세를 샅샅이 추적해 A씨의 범행 전모를 밝혀냈고, A씨는 결국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서 "아파트 위한 것"
법정에 선 A씨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A씨는 "아파트를 위해 먼저 지출한 돈을 보전받았거나, 운영비로 사용했을 뿐"이라며 불법적으로 돈을 빼돌릴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9천여만 원에 대해서만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을 뿐, 나머지 13억 횡령 혐의는 명백한 유죄라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약 6년에 걸쳐 관리비 13억을 횡령해 입주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버린 중대 범죄"라며 "피해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았고, 입주민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1심 재판 도중 보석으로 잠시 풀려났던 A씨는 실형 선고와 함께 그 자리에서 다시 차가운 수갑을 차야 했다.
형사 재판은 일단락됐지만, 주민들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피해 아파트 주민들은 A씨를 상대로 14억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민사상 책임을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