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빚 2억, 남편의 ‘빚쟁이’에게 대신 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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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빚 2억, 남편의 ‘빚쟁이’에게 대신 받을 수 있나?

2026. 04. 02 17:2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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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묘수 ‘채권양도’, 법원의 ‘소송신탁’ 함정에 빠질 수도

아내가 남편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남편의 채권을 양도받아 소송하는 것은 '소송신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남편에게 빌려준 2억 원을 돌려받기 위해, 남편이 다른 사람에게 떼인 돈을 아내가 대신 받아내려는 계획은 과연 실현 가능할까?


법적으로 ‘채권양도’라는 그럴듯한 방법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소송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는 ‘소송신탁’이라는 함정을 경고한다.


복잡하게 얽힌 채권 관계 속에서, 아내가 돈을 돌려받을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무엇인지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짚어봤다.


남편에게 빌려준 2억, 남편의 '못 받은 돈'으로 해결?


사건의 시작은 2018년, 아내가 남편에게 2억 원을 빌려주면서 차용증을 작성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제는 남편에게도 비슷한 규모의 '떼인 돈'이 있었다는 점이다.


남편은 2016년 지인에게 부동산 구매 자금으로 2억 원을 빌려줬지만 차용증은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그 지인은 분양을 해지해 돈을 돌려받고도 이를 갚지 않고 있다.


답답한 상황에 처한 아내는 한 가지 묘수를 떠올렸다. 남편이 지인에게 가진 2억 원의 채권을 자신이 넘겨받아(채권양도), 직접 지인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돈을 받아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돈으로 남편에게 빌려준 2억 원을 상계 처리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채권양도'라는 묘수, 그러나 '소송신탁'이라는 암초


아내의 계획은 법적으로 가능한 방법일까? 일단 채권을 넘겨받아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법무법인 베테랑 김재헌 변호사는 “남편이 지인에게서 받을 채권을 아내에게 양도한다면, 아내가 소송을 통해 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채권양도계약서를 쓰고 지인에게 내용증명으로 통지하는 절차를 거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소송신탁(訴訟信託)’이라는 치명적인 암초가 숨어 있다. 소송을 하는 것 자체가 주된 목적인 채권양도는 법원에서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


특히 법원은 부부 사이의 채권양도에 대해 소송신탁 여부를 더욱 엄격하게 심사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소송 명의만 빌려주는 것으로 보일 경우, 소송 자체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는 “우리 법원과 법제는 귀하와 같은 사안에서 제3자 상계는 부정하고 있습니다”라고 못 박으며 아내의 계획이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 제언 “더 안전한 길, ‘채권자대위’ 혹은 ‘직접소송’”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더 안전한 우회로를 제시했다. 바로 ‘채권자대위소송’이다.


김상훈 변호사는 “채권양도가 아니라 채권자대위권을 활용하여 굳이 채권양도를 받을 필요 없이 채권자대위소송이 가능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아내가 채권자로서 채무자인 남편의 권리를 ‘대신 행사’해 남편의 지인에게 직접 돈을 갚으라고 청구하는 소송이다.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황 변호사는 “아내의 남편에 대한 채권의 존재가 분명한 이상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남편을 대위하여 채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 이러한 법률상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아내의 채권 존재가 분명하다’는 전제 하에 채권자대위 소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남편이 직접 나서는 것이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실제 아직 혼인 중이고 부부관계가 나쁘지 않다면 남편 명의로 직접 소를 제기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라고 권고했다.


남편이 직접 소송을 걸어 돈을 받은 뒤 아내에게 갚는 것이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뜻이다.


한편 김상훈 변호사는 2016년에 발생한 채권인 만큼 “곧 소멸시효 도과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덧붙이며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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