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상간 소송 끝나자, '구상권 폭탄' 공포에 떠는 남편…변호사 12인 답하다
아내의 상간 소송 끝나자, '구상권 폭탄' 공포에 떠는 남편…변호사 12인 답하다
아내가 상간녀·남편 각각 소송…전문가들 '법적으론 가능, 책임 비율이 관건'

아내의 상간 소송 끝나자, 이제 남편은 상간녀의 '구상권 폭탄' 공포에 떨고 있다. 이에 대한 변호사 의견은?/셔터스톡
아내의 상간 소송이 끝난 뒤, 이번엔 상간녀로부터 '구상권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공포가 한 남성을 덮쳤다.
“상간녀가 저에게 공동불법책임을 이유로 추후 구상권 청구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내에게 외도를 들킨 한 남성이 상간 소송에 이어 자신에게 닥칠 또 다른 법적 분쟁의 가능성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아내가 자신과 상간녀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불륜의 대가는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아내의 소송은 시작일 뿐…'상간녀의 역습'이 두려운 남편
사연의 주인공인 남편 A씨는 사실혼 관계의 아내를 두고 다른 여성과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먼저 상간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즉 상간 소송을 제기했다. 뒤이어 아내는 남편 A씨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어 위자료 및 재산분할 소송을 냈다.
A씨는 두 개의 소송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 그를 더욱 두렵게 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만약 상간녀가 아내에게 위자료를 모두 물어준 뒤, “이 책임은 당신과 나의 공동 책임이니 당신 몫을 내놓으라”며 자신에게 또 다른 소송을 걸어올 수 있다는 ‘구상권’의 존재였다. 한 번의 잘못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송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그를 덮쳤다.
"네 몫까지 내가 물어줬으니 돈 내놔"…구상권, 대체 뭐길래?
변호사들은 A씨와 상간녀의 관계를 법적으로 ‘공동불법행위자’라고 설명한다. 두 사람이 함께 아내에게 정신적 고통이라는 피해를 줬기 때문이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는 “상간녀와 남편은 아내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자(민법 제760조)에 해당하며, 이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인 아내는 두 사람 중 누구에게든 위자료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구상권(대신 갚은 돈을 청구할 권리)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법무법인 영웅 박진우 변호사는 “법원이 '두 사람 때문에 아내가 입은 정신적 피해는 총 2,000만 원'이라고 판결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아내가 상간녀에게만 2,000만 원 전액을 받아냈어요. 이 경우 상간녀는 속으로 억울할 겁니다. '왜 나만 다 내지? 남자 책임도 있잖아!' 바로 이때, 상간녀가 남편을 향해 '당신 책임분 1,000만 원, 나에게 돌려줘'라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구상권 소송'의 핵심입니다.”라며 생생한 예를 들었다.
'이론상 가능' vs '실무에선 드물다', 12인 변호사들의 불꽃 튀는 갑론을박
그렇다면 A씨의 경우, 상간녀가 구상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대해 변호사들의 의견은 실제 소송에서의 ‘가능성’과 ‘현실성’ 사이에서 다소 엇갈렸다.
다수의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구상권 청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는 “실제 판례상 절반가량을 인정한 사례가 많아 상간녀의 구상권 청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 역시 “상간녀가 지급해야 할 위자료가 확정되면, 그 이후에 구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변호사들은 현실적으로 구상권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폈다. 법무법인 대운 채희상 변호사는 “아내가 상간녀와 남편에게 각각 별도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 각 소송에서 인정되는 손해배상액은 각자의 부담 부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상간녀가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배상했다고 보기 어려워 구상권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도 “가정법원 실무에서는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간자를 각각 독립적인 위자료 책임을 지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인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만약 소송 붙는다면…남편 vs 상간녀, 법원은 누구의 잘못을 더 크게 볼까?
만약 상간녀가 구상권 소송을 제기한다면, 법원은 누구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볼까. 구상권이 인정되더라도 남편과 상간녀가 정확히 50대 50으로 책임을 나누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에 따르면 내부 부담비율은 “부정행위의 주도성, 기간, 상간녀의 기혼 사실 인식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정해진다”며 “통상 배우자의 책임 비율이 더 높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법원은 혼인 관계에 있는 배우자가 지켜야 할 신의와 정조 의무를 더 무겁게 보기 때문이다. 판례에 따르면 배우자의 책임 비율은 50~60% 수준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전문가들은 A씨가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유한) 해광 손철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구상권 청구 가능성은 낮다고 보아야 하지만, 소송 과정에서 판결 구조나 배상액 산정 방식에 따라 예외적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불륜의 청구서는, 두 번 날아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