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이 한 거짓말, 증거로 낼 건데…꼭 돈 주고 녹취록 작성 맡겨야 하나요?"
"사기꾼이 한 거짓말, 증거로 낼 건데…꼭 돈 주고 녹취록 작성 맡겨야 하나요?"
따로 돈 들일 필요 없이 직접 녹취록 작성하면 안 될까
변호사들의 의견을 정리해봤다

그렇게 믿었던 지인에게 사기를 당한 A씨는 치솟는 분노를 억누르고, 이제 그를 고소하려고 한다. 이미 그의 거짓말을 입증할 녹음파일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A씨의 고민은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믿었던 지인에게 사기를 당한 A씨. 다행히 상대방의 거짓말을 입증할 통화 녹음파일을 갖고 있었다. A씨는 고소장을 제출할 때 이를 증거자료로 제출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녹음파일은 녹취록을 따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글을 보게 됐다. 이후 속기사사무소 몇 곳을 알아봤더니, 녹음 분량이 길어서 그런지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A씨는 꼭 속기사무소를 통해 녹취록을 작성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자신이 직접 녹취록을 적어서 내면 문제가 있을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변호사들은 "먼저, 수사기관 등에서 녹취록을 요구하는 이유는 녹음파일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를 고소인이 직접 작성해서 내도 되는 걸까.
이에 대해 법무법인 태하의 홍경열 변호사는 "고소인 본인이 수기나 워드로 작성한 녹취록은 녹음파일의 내용과 동일한지 검증이 되지 않는다"며 "결국 수사기관⋅법원에서 녹음파일의 내용과 일일이 대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녹취록을 제출하는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속기사무소에 녹취록 제작 의뢰를 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녹음파일의 내용이 간단하다면 굳이 속기사무소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지금의 김진환 변호사는 "원본 증거능력이 있는 건 실제 녹음파일"이라며 "A씨가 작성한 녹취록도 참고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만약 녹음파일과 녹취록의 내용이 다르다면, 상대방인 피고소인이 (잘못됐음을) 주장해 수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정식으로 녹취록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면, 이때는 속기사무소에 의뢰하는 게 좋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혜안의 안병찬 변호사는 "속기사무소의 녹취록은 공인된 속기사가 작성했기 때문에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인정한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