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미끼에 800만원 뜯긴 대학생, 처벌받을까?
성매매 미끼에 800만원 뜯긴 대학생, 처벌받을까?
"경찰도 우리 편" 사기단의 덫…변호사들 "당신은 피해자"

호기심에 성매매 사이트를 이용하려던 22세 대학생이 보증금을 빙자한 선입금 사기에 당해 800만 원을 잃었다. / AI 생성 이미지
호기심에 성매매 사이트를 찾았다가 "첫 방문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800만 원을 뜯긴 22살 대학생. 사기단은 심지어 "경찰도 끼고 있다"며 그를 안심시키고, 계좌가 막히자 "은행에 거짓말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성매매 시도와 돈세탁 연루라는 공포에 떠는 그, 과연 법의 심판대에서 돈을 돌려받고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당신은 명백한 사기 피해자"라며 처벌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경찰도 우리 편"…10만원이 800만원 된 악몽의 시간
평범한 22살 대학생 A씨의 악몽은 성매매 업소 검색 사이트 '오피스타'에서 시작됐다. 호기심에 한 업소에 텔레그램으로 연락한 그는 안내에 따라 10만 원을 계좌이체했다.
그러자 업소는 "첫 방문이라 보증금 50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A씨가 단속을 걱정하자, 업소 측은 "경찰도 끼고 있고, 돈세탁회사도 끼고 있다"며 오히려 그를 안심시키는 대담함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교묘하게 설계된 사기극의 시작일 뿐이었다. A씨가 보증금 50만 원을 추가로 입금하자, 사기단은 "가명으로 입금했다", "수수료를 빼먹었다" 등 각종 전산 오류를 핑계로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이번만 입금하면 이전에 낸 돈까지 전부 환불해 주겠다"는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간 A씨는 50만 원, 110만 원, 220만 원, 360만 원을 차례로 더 보냈다.
총 8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입금하고 나서야 사기단의 본색이 드러났다. 그들은 "계좌가 모니터링에 걸려 정지됐다"며 "내일 은행에서 연락이 오면 자동차 부품을 사려 했다고 거짓말해 달라"는 황당한 부탁까지 남겼다.
성매매 미수·돈세탁 연루? "걱정 마세요, 당신은 피해자"
거액을 날린 A씨를 짓누른 것은 돈보다 더 큰 공포였다. 성매매를 시도했다는 사실과 자신도 모르게 돈세탁에 연루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형사 처벌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행법상 성매매는 실제 행위가 이뤄졌을 때 처벌하며, 미수범 처벌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김일권 변호사는 "의뢰인은 사기 피해자이므로, 성매매 미수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또한 돈세탁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역시 "사기 피해자이기 때문에 피해자임이 확인되면 상담자분이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성인 성매매 미수는 처벌 X)"라고 강조했다.
돈세탁 의도 없이 사기단의 지시에 따라 돈을 보낸 행위 역시 범죄 수익을 은닉하려는 고의가 없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800만 원 되찾을 길 있나…“신고가 첫걸음, 하지만…”
그렇다면 A씨는 잃어버린 800만 원을 되찾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신속한 '형사 고소'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는 "성매매 선입금 사기입니다. 경찰에 빠르게 신고해야 하며, 성매매 미수의 경우 관련 규정이 없어 처벌받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사기 주동자들뿐 아니라 이들에게 계좌를 빌려준 명의인 역시 '사기 방조범'으로 함께 고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해 금액을 실제로 돌려받는 길은 험난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경고도 나왔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그런데 문제는 범인을 잡는 것이 힘든다는 것입니다. 이런 범인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추적이 쉽지 않고, 설령 범인을 잡았다 할지라도 돈을 미리 빼돌리기 때문에 환급받는 것이 사실상 어렵습니다"라고 현실적 어려움을 짚었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도 "피해금액을 다시 돌려받기는 실무상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추가 피해를 막고 돈을 되찾을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잡기 위해서는, 텔레그램 대화 내역과 통화 녹음 등 모든 증거를 모아 하루빨리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