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8천원 허위 주문에 '130배' 500만원 벌금…"해지된 폰인데요?" 발뺌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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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8천원 허위 주문에 '130배' 500만원 벌금…"해지된 폰인데요?" 발뺌했지만

2026. 08. 19 10:1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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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업무 방해하고 타인 협박

피고인 "명의도용 당했다" 주장

법원 "해지된 폰으로도 와이파이 연결해 앱 주문 가능" 일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관악구 OO건물 지층으로 모둠세트구이 배달해 주세요."


2020년 11월 16일 점심시간, 식당 사장 B씨는 배달앱을 통해 3만 8,000원 상당의 주문을 받고 정성껏 음식을 조리해 배달을 보냈다.


하지만 도착한 주소지에는 음식을 시킨 사람이 없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허위 주문을 넣어 식당 영업을 방해한 것이다.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자영업자가 입는 금전적, 정신적 피해가 컸던 이 사건. 범인은 재판에 넘겨져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서울북부지방법원 박석근 판사는 최근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3만 8,000원짜리 장난의 대가로 130배가 넘는 청구서를 받아 든 것이다.


"내 폰 아냐" 명의도용 주장… 판사가 짚어낸 '결정적 허점'


수사망이 좁혀오자 A씨는 황당한 변명을 내놓았다.


허위 주문이 접수된 날짜는 2020년 11월 16일인데, 해당 배달앱 계정에 연동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는 그보다 앞선 11월 7일에 이미 해지했다는 것이다. A씨는 누군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벌인 짓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눈은 날카로웠다. 박석근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A씨의 얄팍한 변명을 기술적인 팩트로 완벽하게 일축했다.


> "휴대전화가 해지된 이후에도 휴대전화에 설치된 앱을 통하여 배달 주문을 할 수 있는 점, (…) 피고인의 개인정보 등이 도용되었음을 의심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유죄로 인정된다."


즉, 번호가 해지되어 통화나 문자가 불가능한 공기계 상태가 되었더라도, 와이파이 등을 연결하면 이미 로그인되어 있던 배달앱을 통해 얼마든지 주문이 가능하다는 일상적이고 기술적인 사실을 짚어낸 것이다.


사이버 협박까지… '벌금 500만 원'의 무거운 책임


A씨의 범행은 식당 업무방해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한 달 뒤인 2020년 12월 말, 새벽 시간대에 익명 오픈채팅방에 접속해 또 다른 피해자에게 끔찍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니 얼굴 야동에 뿌리고 니 계좌번호로 사기 쳐먹어야지. 사기꾼으로, 조건만남으로 사진이나 유튜브, 각종 일베, SNS에 뿌릴 거야. 각오해라."


A씨는 이런 식의 공포심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약 2시간 동안 무려 22회나 반복적으로 전송했다. 이 사건 역시 A씨는 자신의 IP 주소가 맞음에도 범행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영세 식당을 상대로 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타인에게 극심한 공포를 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음식값(3만 8,000원)을 기준으로 보면 무려 130배에 달하는 철퇴가 내려진 셈이다. 타인의 생계와 일상을 가볍게 여긴 악질적인 범행은 결코 소액의 죗값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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